[산업의 창] 사진 찍고 '우르르 퇴장‘에 ‘의원님 파이팅’까지…이거 맞습니까?
22대 국회 개원 맞춰 각종 포럼?세미나 개최 잦아지지만 ‘주객전도’ 양상은 그대로
[산업일보]
22대 국회가 5월 30일 개원한 뒤 두 달 가량 지나면서 의원실 중심으로 각종 국회의원 연구단체 설립 포럼이나 세미나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의원실에서 진행하는 행사들은 순서들이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2시간 가량 진행되는 이러한 행사는 국민의례와 개회사 및 축사, 사진촬영, 전문가 발제 1~2건, 관계자 토론, 플로어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다. 주로 세미나나 포럼의 주제에 맞는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때로는 행사를 주최한 의원이 몸담고 있는 지역구 유력 인사들이 참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세미나 또는 포럼 등의 개최동기는 지역주민 또는 관련 산업이나 행정과 관련한 실제 전문가들이나 종사자들의 얘기를 듣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거나 법안 발의로까지 이어지는 토대를 마련코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세미나나 포럼 장소를 가보면 과연 이 행사를 주최한 의원들이 제대로 알고 법안을 발의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개회사 및 축사는 주로 행사를 주최한 의원과 동료의원들이 맡아서 하고 드물게 유관기관 또는 기업 참석자들이 축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의 대부분은 축사를 한 뒤 기념촬영만 하고 자리를 뜨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국회의원의 이름을 걸고 열리는 토론회나 세미나, 포럼 등은 결국 해당의원이 입법발의 등을 통해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되지만 열 명 남짓하게 참석했던 의원들 중 기념촬영 이후 남아있는 의원은 주최한 의원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며 표결 등의 이유로 자신이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자리를 비우는 의원을 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기념촬영을 할 때 외치는 구호도 한 번쯤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단체명이나, 산업의 이름을 말한 뒤 ‘파이팅’을 외치지만, 최근 들어서는 행사를 주최한 의원의 이름을 넣어 ‘ooo의원님 파이팅’을 외치거나 아예 해당 행사와는 무관한 당의 주요 인물의 이름을 부르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낯뜨거운 모습도 요즘 들어 자주 목격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파이팅’을 외치면서 결의를 다져야 하는 대상이 산업의 발전이나 행정의 난맥상을 개선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회의원이나 주요 당직자인지 헷갈리게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좌장을 맡은 교수가 결국 이러한 모습을 참지 못하고 격정어린 어조로 ‘아쉽다’는 언급을 수차례 하기도 했다.
전문가와 관계자, 그리고 어쩌면 법안의 개정이나 발의를 통해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사진만 찍고 자리를 뜨거나 국회의원의 이름이나 주요 당직자의 이름을 부르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의원들에게 ‘이거 맞는 겁니까, 이 파이팅의 대상은 누구입니까?’ 라고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