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파인애플 맛 사탕 갖다 줄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탕을 주문받은 서비스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뒤로 돌아선다. 이족보행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탕을 집어 서비스 로봇에게 건넨다. 사탕을 받은 참관객은 웃으며 탄성을 내뱉는다.
“야, 너 진짜 똑똑하구나!”
‘2024 로보월드(ROBOT WORLD 2024, 이하 로보월드)’ 현장에서 확인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주소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일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사람이 사용하는 도구를 로봇 손으로 집어 작업을 수행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외형과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로봇이다. 고성능 컴퓨팅 파워, 센서 기술, 모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로봇의 ‘최종 진화’ 형태로 꼽힌다.
로보월드를 주관한 한국로봇산업협회 김영제 국내전시PM은 “현재는 산업용 로봇, 서비스용 로봇, 로봇 부품 등으로 전시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지만, 결국 로봇 기술의 끝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본다”면서 “올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를 본격적으로 선보였고, 내년이나 내후년부터는 더 발전된 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끝판왕’인 이유…"인간 상상력만큼 활용 가능"
휴머노이드 로봇은 왜 로봇 ‘끝판왕’으로 불릴까. 테슬라·아마존·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가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기업 에이로봇의 엄윤설 대표와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부교수(에이로봇 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나 들어봤다.
두 전문가 모두 휴머노이드 로봇의 ‘확장성’을 이유로 꼽았다. 특정 작업만 수행하는 일반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 로봇은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한재권 부교수는 “특정한 목적으로 설계된 로봇은 사람의 작업을 모두 대체할 수 없지만, 인간의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양한 작업을 범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차이는 ‘인간의 형태’다. 인간과 모습이 같다는 건 사람을 위해 설계된 도구와 장비,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간이 작업하던 공간에서 사람을 대체하거나 협업해 활용 영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한 부교수의 설명이다.
엄윤설 대표는 “로봇 팔이 작업에는 최적일 순 있어도 사람처럼 걸어 다니는 건 아니다”라면서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신체를 닮았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소 로봇이나 요리 로봇을 따로 쓸 필요 없이, 휴머노이드 로봇이 청소기를 밀고 주방 기구로 요리하면 된다"면서 "그 활용처는 인간의 상상력이 닿는 만큼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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