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의 기업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공급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APAC 기업의 33%는 병행 공급망을 구축해 무역 혼란을 방지하고 있으며, 29%는 중국과 미국 시장을 겨냥한 이중 공급망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복잡해진 글로벌 무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무역 운영 비용 절감 사례는 특히 주목받고 있다. APAC 지역 기업 리더의 36%는 AI 통합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경험했으며, 디지털 기술이 무역 효율성을 높이는 주요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Economist Impact와 DP World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환경 변화 속에서 APAC 기업들이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3천500여 명의 공급망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하며, 기업들이 보호주의와 지정학적 동맹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APAC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전략적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의 확산으로 태국과 베트남 등이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시에 이중 공급망 구축과 지역 내 통합 강화로 비용 절감과 관리 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지역 무역 협정도 공급망 재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같은 협정이 시행되면서 관세 인하와 운영 효율성이 개선됐다. 조사에 응답한 APAC 기업 리더의 38%는 이러한 협정으로 지역 내 무역 기회가 확대됐다고 답했으며, 30%는 비용 절감 효과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 혁신은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자동화와 AI 같은 신기술 투자로 운영 효율성이 개선되고 무역 운영 비용이 절감되고 있다. 일본의 ‘소사이어티 5.0(Society 5.0)’과 같은 정부의 디지털 혁신 정책은 기업들의 기술 채택을 촉진하며 변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DP World 아시아 태평양 CEO 글렌 힐튼은 “APAC는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기업들은 공급망 다각화, 무역 협정 활용, 신기술 도입을 통해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DP World는 민첩한 공급망 설계를 지원하며 APAC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conomist Impact의 글로벌 리드 존 퍼거슨은 “2025년 이후 글로벌 무역은 지정학적 변화, 기후 변화, AI와 자동화의 물결이라는 세 가지 주요 요인에 의해 재편될 것”이라며, “위험 관리와 AI 실험, 개방성을 결합하는 기업이 글로벌 무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