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앞으로 5년 후, 우리는 AI(인공지능)에 대해 지금처럼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스탠포드대학교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교수가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11일 열린 ‘AI SEOUL 2025(AI 서울 2025)’의 연사로 나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온라인 화상 연결로 ‘The Present and Future of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생성형AI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 삼아 강연을 펼친 그는 “AI는 인간과 경쟁해 일자리를 뺏고 통제를 벗어나 인류를 파멸할 것이라는 오해를 받는다”라며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것과 달리, 현실 속 AI는 ‘최신 자동화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카플란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불과한 AI를 ‘비생물학적 유기체’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의인화로,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인류를 멸망시킬 기계를 만든다면, 그 역시 기계의 잘못이 아니라 인류의 실수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AI를 통해 여러분은 부모 세대와 다른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 일자리는 개인적 관심·대면 상호작용·공감과 같이 진정한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강조돼, 우리를 더 인간다워지게 이끌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리 카플란 교수는 “새로운 AI 성과가 소개될 때마다 언론은 AI를 두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초지능기계’가 탄생한 것처럼 보도했고, 이는 대중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게 했다”라며 “이렇듯 AI의 역사는 과대선전과 실망이 되풀이됐다”라고 짚었다.
1997년 IBM의 체스 프로그램 ‘딥 블루(Deep Blue)’와 체스 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의 경기, 2016년 구글의 ‘알파고(AlphaGo)’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국을 예로 든 그는 “오늘날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등장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해설했다.
이어, “생성형 AI는 인류 역사상 중요한 발명 중 하나지만, 과거의 위대한 발명인 바퀴·증기기관·자동차·인터넷처럼 많은 변화가 단숨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자신들의 AI 모델이 여러 벤치마크와 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 기술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것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실질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생성형 AI를 기존 기술이나 업무, 제도와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는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카플란 교수는 “생성형 AI가 우리 사회에 안착하게 되더라도, 결국 사람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AI는 도구에 불과하며,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와 결정이 반영되기 때문에 AI의 미래는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강력한 보조도구인 AI와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익힌 기업과 개인이 성공하게 될 것”이라며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향상하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책임감 있게 사용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우리는 AI 기술이 인간의 가치와 일치하고, 공정성을 촉진하며, 개인정보 보호를 보장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라며 “사회의 모든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관점을 반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설명한 것이다.
제리 카플란 교수는 “향후 AI는 컴퓨터칩이나 블루투스처럼 대부분의 제품·서비스의 기본 구성 요소가 될 것”이라며 “5년 뒤 AI는 당연해서 주목하지 않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생성형 AI를 비즈니스에 도입하려는 기업에 “직원들이 회사의 서비스와 제품에 AI를 자유롭게 적용하고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을 추천한다”라며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카플란 교수는 “생성형 AI는 우리가 일하고, 소통하고, 생활하는 방식을 수십 년에 걸쳐 변화시킬 것”이라며 “이렇게 세계를 뒤바꿀 발명품을 목격하게 돼 기쁘고, 우리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을 기대하겠다”라고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