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2기 트럼프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등 기후정책과 관련해 빠른 속도로 역주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기후정책과 관련해 전 세계의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정책 변화와 대응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유연철 회장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기후리더십과 함께 기후 정책의 키워드인 ESG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주장을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정책 변화와 글로벌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유연철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 기후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가 위협을 겪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이 환경리더십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회장은 “AI시대를 맞이해 트럼프 정부는 값싼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지속되는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은 외면하고 오히려 국제적인 역할 및 책임을 회피하면서 양자주의로의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고 트럼프 정부의 환경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환경정책이 야기할 결과에 대해 유 회장은 ▲각 국 정부의 재정 부담 및 기후 대응 추동력 저하 ▲중국의 전 세계적인 기후 리더십 강화 ▲미래세대로의 비용전가 ▲파리협정체제의 유지 및 ESG 기조 견지 ▲저탄소경제로의 전환 여부에 따른 기업 간 격차 확대 등을 꼽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유 회장은 중국의 환경리더십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중국은 2012년 ‘생태문명 건설’이라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이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며, 근대 산업화 시대의 후발주자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주도하고자 한다”고 말한 유 회장은 “중국이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설비 용량 및 발전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나 태양광 모듈 관련된 기술에서도 상위에 올라 기후리더십의 공백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 회장은 ESG에 대해서도 이전에 비해서는 다소 호응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위기가 확산됐으며, 미국 내에서도 ESG가 정치 이슈화 되고 있다”고 말한 그는 “기업 내부에서는 ESG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결여됐으며 이를 반영한 조직문화가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중소‧중견기업의 대응인력과 예산부족도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유 회장은 “ESG경영의 필요성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법제화도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지속되기는 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각국의 제반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속도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