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KCNC는 공작기계 제어기와 모터‧드라이브 등 구동계의 국산화를 목표로 설립된 전문기업으로, 산업부가 주관하는 국책 과제를 통해 설립됐다. 특히 스맥‧현대위아‧화천 등 국내 주요 공작기계회사의 현금출자와 CSCAM‧LS메카피온의 기술 투자로 이뤄진 KCNC는 2022년 6월 법인 설립 후로 ‘TENUX'를 선보이기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왔다.
이에 본보는 국내 매체 중 유일하게 18일 기계연에서 진행된 성과발표회 및 시연회를 취재해 KCNC의 설립과정과 TENUX의 성능을 관계자들의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었다.
일본의 무역규제, 한국형 CNC개발의 단초 제공
“2019년 7월 당시 일본의 아베 수상이 반도체 관련 수출규제를 실시하면서 일본 현지에서 ‘다음은 공작기계다’라는 뉴스가 보도됐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산업부가 기계연에게 예타 면제로 ‘국산 CNC 개발을 통한 점유율 상승’이라는 과제를 부여했고, 2020년 7월부터 5년간 국산 CNC를 개발했다”
18일 오전 기계연에서 열린 제품시연회를 진행한 기계연 송창규 책임연구원이 밝힌 국산 CNC 기술 개발의 배경이다.
이번 연구과제의 총괄책임자이기도 한 송 책임연구원은 같은 날 오후 열린 성과발표회에서 좀 더 국산 CNC개발이 필요했던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세계 CNC시장은 일본의 화낙이 17.5%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지멘스와 미쓰비시, DMG MORI 등이 뒤를 이으면서 독일과 일본의 4개 회사가 과점하는 형태로 시장이 구성됐다”고 말한 송 책임연구원은 “국내시장은 이러한 독점 현상이 더욱 심해 2023년 기준으로 화낙의 시장 점유율이 82%를 기록했고 국산 CNC는 고작 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듯 화낙의 시장 과점이 이어짐에 따라 현장의 사용자들 역시 화낙의 익숙함을 포기하기 어려운 데다가 기존의 국산 CNC는 구동계 라인업의 부족으로 외산 구동계를 탑재해야 했고 이는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송 연구원은 “화낙의 높은 점유율은 국산 CNC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채택률 저조로 이어졌으며 이는 신뢰도를 높일 기회조차 사라져버리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며 “특히 경쟁관계의 공작기계사가 개발한 CNC에 대해 기술 유출을 우려해 사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전문회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KCNC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CNC제어기‧구동계‧스마트HMI 등 3개 세부 과제 앞세워 한국형 CNC 개발 박차

산업부와 기계연은 ‘스마트 제조장비용 CNC 시스템 기술 개발’이라는 과제 하에 ▲CNC제어기 기술 개발 ▲구동계 기술 개발 ▲맞춤형 스마트 HMI 개발이라는 3대 세부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2023년까지 수행한 뒤 이를 6개 사의 8개 기종의 실제 공작기계에 탑재해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과정을 이달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기계연 관계자는 “일단 기술개발은 됐지만 아직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산업부에서도 추가 실증기간을 1년 이상 연장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 기간을 통해 상품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과제의 핵심 전략은 바로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CNC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KCNC가 탄생하게 됐다.
송 책임연구원은 “KCNC를 설립하면서 국내 공작기계 기업과 기술 기업이 현물과 현찰로 투자를 해줬고, 이로 인해 빠르게 국산 CNC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일종의 자회사 형태가 된 만큼 추후 공작기계회사들이 국산 CNC를 많이 사용해 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