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사회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 저성장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사회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기업의 역할 강화'가 중요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경제적 역할 확대는 물론, 전체 기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기업의 역할을 강화할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저출산으로 인해 0%대 경제 성장이 전망되는 지금, 2022년 기준 40.5%가 여성 기업이며 특히 창의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지식기반서비스업에서 여성의 진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성 역량을 키우고 기업 성장을 뒷받침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선순환을 반드시 구축해야 합니다."
재단법인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김보례 여성경제연구소장은 '제4회 여성기업주간'을 맞아 열린 여성기업 역할 강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여성은 일생활 균형에 대한 어려움이 기업활동 전주기에 존재한다"라며 여성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2년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기업의 여성 고용 비율은 69.3%로 남성기업(30.6%)보다 2.3배 높다. 이는 여성기업이 기업 내 양성평등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소상공인 비중이 높았으며, 작은 규모, 낮은 매출액으로 기업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기업 투자유치는 2023년 기준 4.9% 수준으로 매우 저조했다.
여성 기업인이 남성 기업인 대비 불리한 분야로는 '일가정 양립'이 꼽혔다. 김보례 연구소장은 "매년 여성 기업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인데 조사에 이 문항을 넣은 이래로 1위가 바뀐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녀 모두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나, 남성(43.8%)보다 여성(28.0%)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여성 65.0%로 남성(43.3%)보다 높았다.
김보례 연구소장은 "주목할 점은, 남성 기업의 경우 일생활 균형 문제를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남성 기업과 별 차이가 없다고 답한 분들은 고학력이고 결혼을 안했거나, 결혼을 했지만 아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짚었다.
여성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근로자와 기업인을 구분해 상황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보례 연구소장은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나 유연 근무제 및 휴가 등 근로자 위주 지원들이 많다. 기업인의 경우 공식적으로 휴가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경제 활동 여부, 결혼 여부, 자녀 유무 등에 따라 지원책을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20~30대 여성들의 일·생활 균형은 단순히 임신·출산·육아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워라밸'전반에 대한 고민으로 나타난다. 반면, 50~60대에 일·생활 균형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비율이 급증하는데, 이는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부모 부양 책임이 가중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소장은 여성 기업인의 경제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환경적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 말했다. 그는 "여성 특화산업 육성과 더불어 경력단절 여성, 특히 40~50대 이상 중장년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여성기업인의 일·생활 균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함께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논의는 결국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라며 "여성 기업 육성, 여성 일자리 창출, 여성 경제활동 증가를 통해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본질적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