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환경제②] “소비자 인식 전환·부처 협력이 순환경제 시장 키운다”](http://pimg3.daara.co.kr/kidd/photo/2025/07/04/thumbs/thumb_520390_1751619214_30.jpg)
[산업일보]
▶‘[한국 순환경제①] “규제 완화·정치권 관심이 재자원화 확대 동력 될 것”’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재제조, 정부 차원의 홍보 시급해”
재제조는 사용 후 제품을 완전 분해한 뒤 세척·보수·조정 등의 공정을 거쳐 새 제품과 동일하거나 더 나은 성능의 제품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말한다.
‘2025 대한민국 순환경제 페스티벌’에서 만난 기업·기관 관계자들은 “재제조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 가장 활발하다”라고 지목했다. 헤드램프, 사이드미러, 문, 범퍼와 같은 외장부터 엔진, 인젝터, 변속기, 에어컨 컴프레서 등 내장부품까지 차량 대부분의 부품이 재제조가 가능하다.
해머 에코플랜트의 유현종 대표는 “해외에서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는 도소매 사업을 하던 중 폐차장 건립을 계기로 재제조에 관심을 두게 됐다”라며 “신품과 동일한 품질의 테스트를 거쳐 재제조한 부품을 보험사와 협업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제조 사업을 시작하며 기술연구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범퍼 박리 기술을 연구하는데 많은 노력이 들었다”라며 “범퍼는 플라스틱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니, 제품에 손상이 가지 않으면서 도막만 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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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품은 무엇보다 ‘품질’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신품과 비교했을 때 더 우수한 품질로 느껴질 정도의 제품을 생산해야 인프라가 발전할 수 있다”라며 “재제조품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은 중고품이라고 꺼릴 수 있는데, 한 번이라도 접해본 소비자들은 품질과 가격에서 모두 만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묻자 “정부 지원책이 현장에 좀 더 가까이 다가왔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사)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의 이충근 감사(오성이엔지서비스 기술연구소 소장)는 “재제조라는 용어에 대해 생소해하는 소비자가 많다”라며 “정부 차원의 홍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협회 회원사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으로는 ‘원료 수급’을 꼽았다. 디젤 인젝터의 내부 피스톤같이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부품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수입 부품들의 가격이 비싸다 보니, 업계에서는 국산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동향을 살폈다.
재제조 업체들이 명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공장 내 청결’에 주목했다. 제품 생산 시 이물질 유입이 많으면 품질 저하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적합한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품과 동일한 성능을 내는지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 장비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책에 의존하기보다는, 공장 청결도와 같은 기본적인 기준을 따라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정부 정책이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근본적인 육성에 초점을 맞춘 성장 지원책으로 기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감사는 “제조업체나 고객들에게 탄소세 절감과 같은 혜택이 있어야 재제조품 사용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제재조 시장 활성화를 위해 홍보와 더불어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국 순환경제②] “소비자 인식 전환·부처 협력이 순환경제 시장 키운다”](http://pimg3.daara.co.kr/kidd/photo/2025/07/04/thumbs/thumb_520390_1751619219_96.jpg)
한국 순환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
‘2025 대한민국 순환경제 페스티벌’을 주최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에서 ‘순환경제는 제조업과 다배출 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위기가 아닌 오히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성장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이번 행사에 참가한 참가기업·기관들은 한국 순환경제 시장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고 있을까?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는 B2B 제품·솔루션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행사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B2C 요소를 곁들였다.
이에 대해 주관기관 관계자는 “한국 순환경제 시장이 굉장히 좁다”라며 “이미 어떤 업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이 끝난 상태로, 이런 행사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거나 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결국은 소비자 인식전환이 중요하고, 이 행사를 꾸준히 개최하면서 홍보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지난번 행사 때 단체관람을 진행했던 인근 초등·중학교에서 올해 300여 명의 단체관람 신청이 이어져 고무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재활용 수거의 비합리적인 모습이 지적되기도 했다.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고품질·고순도의 재생원료를 생산하려면, 재자원화의 원료인 폐기물 수급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민간에서 투명 플라스틱과 일반 플라스틱, 골판지, 계란판 등을 분리수거해서 배출하더라도, 수거업체에서 적재함에 섞어서 가져가 버리니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환경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폐기물 원스탑 처리 솔루션 기업인 천일에너지의 조준희 과장은 “권역별로만 나눠서 수거·운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사는 한 지자체의 대형폐기물을 목재, 폐합성수지 등 품목별로 수거하며 재활용률을 향상하고 있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범부처적인 움직임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은 환경부의 소관이고, 새로운 산업 자원인 재생원료 수급은 산업부의 역할이니 두 부처 간 협력이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에서 신설이 예상된다는 ‘기후에너지부’에서 순환경제 관련 육성책이 추진될 것인지도 기대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