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시산업 선도 기업 RX Japan이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에 나섰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술 중심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롯데월드타워 SKY컨벤션 CONFERENCE A에서 열린 '2025 한국 현지 세미나 및 1:1 개별상담회'에서, 일본 대표 산업 전시 전문 기업 RX Japan의 백승준 영업부문 총괄매니저는 한국 기업과 일본 전시 산업 간의 협력 가능성과 향후 전략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혔다.
백승준 총괄 매니저는 2013년 RX Japan에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재생에너지, 고기능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건축 등 일본 산업 전시 분야를 폭넓게 경험해왔다. 그는 특히 한국 기업과의 교류 확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한국 시장을 향한 RX Japan의 전략적 접근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백승준 매니저는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는 한국인 스태프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 10명의 한국인 전담 인력이 RX Japan에 근무하고 있다"며 이어 "한국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 수요가 커지고 있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인적 기반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RX Japan은 일본 내에서 연간 수십 개의 산업 전문 전시회를 주최하며, 각 분야 기업과 바이어들이 실제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백 매니저는 특히 최근 한국과 일본 간 산업적 연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는 배경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으로는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산업 차원에서는 매우 안정적인 파트너십이 형성돼 있다"며 "특히 2차전지,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은 전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고,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상호 보완성이 크다"고 밝혔다.
백 매니저는 일본 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확산 과정을 되짚으며, 한국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기술 기반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진출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신재생에너지 전력 고정가격 매입 제도가 도입되며 급속한 산업 팽창이 일어났고, 그 시기에 많은 한국 기업들도 진출해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높은 전력 매입 단가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일종의 ‘버블’처럼 급성장했지만, 이후 매입 단가가 현실화되며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됐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기술 중심의 강점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고, 지금은 보다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일본 내에서 수소연료전지, 핵융합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RX Japan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산업군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기존 전시회의 확장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산업의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백 매니저는 “시장 자체가 성숙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기술적 혁신과 신뢰를 중심으로 한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단기적인 매출 성과보다는, 해당 산업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장기적으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RX Japan이 일본 기업이지만, 한국 기업을 고객으로 생각하며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언급했다. 현재 RX Japan 한국팀은 전시회 설명회, 기업 대상 상담, 산업 동향 안내 등 다양한 형식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필요시 직접 한국을 방문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현장 중심의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그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수많은 기업, 협단체,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설명회를 진행했다. 단지 참가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RX Japan이 어떤 산업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기업들에게 설명드리는 자리를 만들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백 매니저는 일본 시장이 쉬운 시장이 아님을 분명히 하며, 단기적인 수출 확대나 매출 성과에 기대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에 참가만 하면 성과가 나온다는 환상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2~3년 이상 꾸준한 준비와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면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은 충분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RX Japan은 그 기술이 일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전시를 통한 장기적 진출 전략을 함께 고민해 드릴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한국 기업들을 향해, 전시회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전략 플랫폼’으로 인식해 주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