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공지능(AI)이 콘텐츠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송길영 작가는 “AI가 할 수 있는 일은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길영 작가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5’ 기조강연에서 AI 확산이 개인·기업·콘텐츠 산업 전반에 미치는 변화를 짚으며 AI 시대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송 작가는 “인간은 생리적 한계 때문에 AI와 같은 일을 하는 순간 선택받기 어렵다”며 “지금부터는 소거법의 시대다. AI가 할 수 있는 일은 AI에 맡기고, 인간은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AI를 활용해 법인과 직접 경쟁하는 ‘증강된 개인’의 시대가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송 작가는 “개인이 AI 서비스에 월 20달러, 많게는 수백 달러를 지불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지금까지는 법인과 법인이 싸우던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개인이 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 방식의 변화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송 작가는 메타가 AI 기반으로 광고 제작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한 사례를 들며, 광고 대행사와 제작 스태프가 대거 축소되는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광고는 이제 촬영하지 않고도 만들어진다”며 “현장 감독, 카메라, 조명 등 기존 제작 인력이 설 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책상 위에서 모든 제작이 가능해진 시대”라는 것이다.
AI 확산 속도 역시 과거 플랫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고 평가했다. 송 작가는 “사용자 1억 명 달성까지 구글 번역은 6년, 인스타그램은 2년이 걸렸지만 챗GPT는 단 2개월 걸렸다”며 “현재 전 세계 약 8억 명, 국내 약 2천만 명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환경 변화와 관련해서는 “이제는 유통 채널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밀도가 중요해진 시대”라며 “멀리 퍼뜨리는 것보다 얼마나 깊이 있는가가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 그는 참석자들에게 강한 실천을 촉구했다. 그는 “AI 활용은 시도의 문제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단계가 됐다”며 “변하지 않겠다는 것은 내 삶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