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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마’ 길들이는 창작자들… ‘코드:G 주목의 시작’, AI와 협업한 초현실적 비주얼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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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마’ 길들이는 창작자들… ‘코드:G 주목의 시작’, AI와 협업한 초현실적 비주얼

KT 공동기획·투자, 생성형AI로 탄생한 다섯 편의 옴니버스 영화, 27일 극장 개봉

기사입력 2025-12-22 14: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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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영화 제작의 거대한 피라미드가 무너지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자본을 투입해 수백 명의 스태프가 오랜 시간을 들여야 했던 전통적 프로덕션 대신, 이제는 컴퓨터 앞의 감독이 AI라는 ‘명마’를 길들이며 혼자서도 세계관을 창조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1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코드:G 주목의 시작’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주신, 김영기, 홍기산, 송영윤, 김광식 등 다섯 명의 감독은 AI 기술이 가져온 압도적인 효율성과 제작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전했다.

‘명마’ 길들이는 창작자들… ‘코드:G 주목의 시작’, AI와 협업한 초현실적 비주얼
(왼쪽부터) 김주신, 김영기, 홍기선, 송영윤, 김광식 감독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식 감독은 “현대를 배경으로 한 20분 분량의 영화를 제작한다고 가정할 때, 시사 영화 대비 제작비가 최소 10분의 1에서 최대 50분의 1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AI 기술의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을 강조했다.

실사 촬영과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한 김영기 감독은 제작 공정 전반의 효율성 변화를 짚었다. 그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비주얼 디테일을 훨씬 정교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며, 마음에 드는 로케이션을 찾지 못했던 물리적 한계 역시 AI를 활용한 배경 및 소품 교체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작 기한 또한 크게 줄어들었다. 참여 감독들에 따르면, 실제로 이번 시사회에 공개된 작품들 모두 대개 두 달 남짓한 짧은 기간 내에 완성됐다.

주요 비용 항목 역시 전통적인 스태프 인건비가 아닌 ‘AI 모델 구독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비용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현장의 고군분투는 현재진행형이다. 감독들은 주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기술 속도에 맞춰 제작 도중 최신 AI 모델로 리마스터링을 거듭하는 고충을 겪었다.

김주신 감독은 “전통적 제작이 피라미드를 쌓는 과정이라면, AI 영화는 살아있는 유기체를 키우는 것과 같았다”며 워크플로우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광식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의 통제 기능을 ‘명마를 길들이는 과정’에 비유하며, “분명히 명마 같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아직은 말을 너무 안 들어 목적지까지 함께 가기에는 너무 험난했다”는 솔직한 소회를 전했다.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의 일관성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감독들은 여러 전략을 취했다. 송영윤 감독은 의도적으로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을 활용해 디테일을 살렸고, 홍기선 감독은 오히려 AI가 만드는 ‘의외성’을 연출적 에드립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창작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영화 ‘코드: G 주목의 시작’은 이러한 기술적 시도들이 응집된 옴니버스 작품이다. KT가 공동기획·투자하고 KT스튜디오지니가 배급하는 이번 영화는 SF, 전쟁, 미스터리 등 다채로운 장르를 통해 AI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명마’ 길들이는 창작자들… ‘코드:G 주목의 시작’, AI와 협업한 초현실적 비주얼
영화 ‘코드:G 주목의 시작’ 포스터. (KT스튜디오지니)

김주신 감독의 ‘프라임패턴:에코’는 2272년 폐허가 된 지구를 배경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 보스턴으로 향하는 로봇의 여정을 담았다. 데이터 오염으로 변질된 AI 개체와 이에 맞서는 단절자 로봇의 대립은 현시점의 기술적 고민이 투영됐다.

김영기 감독의 ‘기억관리국’은 기억을 선택적으로 삭제하는 미래 사회를 그렸다. 배우 이선빈이 주연을 맡아 실사와 AI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연출 방식으로, 인간의 정체성과 기억의 가치를 묻는다.

홍기선 감독의 ‘DMZ’는 핵전쟁 이후 유일한 청정지역인 DMZ에서 벌어지는 연쇄 실종 사건을 다룬 좀비 아포칼립스물이다. 생성형 AI의 의외성에 입각해 장르적 긴장감을 더했다.

송영윤 감독의 ‘오더 인 카오스’는 치매 노인의 복잡한 의식 세계를 탐구한다. 데이터 오류를 ‘무의식’의 파편으로 해석해, 심리적 긴장과 감성적 여운을 극대화했다.

김광식 감독의 ‘데이 원’은 제대를 앞둔 소대장이 전쟁터가 된 서울에서 겪는 사투를 그렸다. 익숙한 도심 풍경을 AI로 재구축하며 극한 상황 속 인간의 선택을 드라마틱하게 조명했다.

전문가들은 AI 영화가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함과 동시에 기존 영화 제작 프로세스에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주신 감독은 “결국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재미”라며 “AI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에게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라고 정의했다.

기술은 성숙해졌고 이제 공은 다시 ‘메시지’로 넘어왔다. 고전 중인 영화 산업계가 AI라는 날개를 달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영화 ‘코드: G 주목의 시작’은 12월 27일 CGV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IoT, 빅데이터 등 국내외 4차산업혁명 기술은 물론, 다양한 산업동향과 참 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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