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 타이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며 상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선두그룹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교체용 및 고인치 타이어 시장 선점과 해외 현지 생산체계 구축 등 고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글로벌 탑티어로 랜딩을 준비하는 K-타이어’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표 타이어 기업인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3사의 매출을 합산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1년 5.8%에서 2024년 6.8%로 1%p 확대됐다.
보고서는 수치상으로는 1%p 상승에 불과해 보일 수 있으나, 기존 글로벌 대형 선도 기업들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를 고려하면 점유율 확대 자체가 한국 타이어 산업의 위상 상승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점유율 확대의 요인은 아우디·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의 신차용(OE) 타이어 채택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었고, 세계적 모터스포츠 대회를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 강화 활동을 다각적으로 펼친 결과로 풀이했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FIA(국제자동차연맹)에서 주관하는 ‘WRC(World Rally Championship)’의 2025~2027년 대회 타이어 독점 공급 계약 입찰에서 미쉐린을 제치고 선정된 것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한국 타이어 산업이 100년의 역사를 가진 유럽 타이어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러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탑티어(Top-Tier)’ 그룹과의 간극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짚었다. ‘빅3(Big 3)’로 꼽히는 미쉐린·브리지스톤·굿이어와 K-타이어 3사의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시장점유율 합산 결과를 비교해 보면 30%p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의 OE 타이어 물량 점유 비중도 탑티어 대비 3~4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는 한국타이어 기업들이 탑티어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공략할 분야로 전기차 교체용 타이어와 고인치 타이어를 지목했다.
전기차 보급의 본격화 후 5~6년이 지나면서 초기 전기차에 장착됐던 타이어의 교체 주기가 도래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는 하중이 무겁고 초반 토크가 강해 일반 타이어보다 마모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확산으로 완성차 기업이 교체 시점 알람으로 고객 접점을 선점할 우려가 있다. 보고서는 워런티와 같은 실질적 혜택이 담긴 차별화된 ‘고객 자산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는 고부가가치 타이어의 대표적 유형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피렐리의 2025년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고인치 타이어의 성장률은 전년 대비 5.5%로 나타나며 글로벌 타이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탑티어 기업들도 적극 대응하고 있는 시장으로, 경쟁 장벽을 우회 또는 침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신생 EV 완성차 업체로의 OE 공급을 확대하고, 북미·유럽 내 독립 딜러망의 전문성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고인치 타이어 기술력을 알리는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추세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설계된 ‘글로컬(Glocal)’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환경 규제에 대응해 EUDR(유럽연합 산림전용방지법)을 충족하는 수준의 원료 조달 및 실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