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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美 전력망 안보 장벽… K-배터리, 中 빈자리 기회될까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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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美 전력망 안보 장벽… K-배터리, 中 빈자리 기회될까

中 ESS 관세·보조금 압박 강화…SK온·LG엔솔 등 수주 및 SI 진출 속도

기사입력 2026-09-08 18: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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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美 전력망 안보 장벽… K-배터리, 中 빈자리 기회될까
(AI 제작 이미지)

[산업일보]
한국 배터리 산업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동안 인공지능(AI)과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힘입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전력망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규정하고 중국산 설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위기는 글로벌 수요 정체보다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주력 제품인 삼원계(NCM) 배터리의 동반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워즈오토(WardsAuto)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순수전기차(BEV) 판매는 7만 3천여 대로 전년 동월 대비 37.2% 감소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발간한 ‘K-배터리, 위기인가 전환기인가: ESS를 중심으로 본 새로운 성장축의 모색’ 보고서에서 주요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중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의 시장 잠식이 국내 업계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반면 글로벌 ESS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수요 축이 전기차에서 ESS로 확장되고 있다고 짚으며, 미국 ESS 시장 수요가 2023년 55GWh에서 2035년 320GWh 규모로 연평균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무정전 전원 장치(UPS) 배터리 수요는 연평균 47%씩 증가해 2035년 135GWh에 달하며 전력망용 시장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환경에서 미국 정부의 안보 중심 공급망 재편이 한국 배터리 기업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증권 김현수 연구위원은 ‘미국 전력 행정 명령과 정상회담을 함께 고려한 배터리 투자 전략’ 보고서를 통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전력 시스템 장비 금지 행정명령을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배터리 셀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인버터,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한 BESS가 통신망과 연결되는 제어 시스템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원격 접근과 사이버 보안 우려 때문에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이 강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분야라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미국 ESS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을 약 15%로 추정했다. 규제가 본격화하면 중국 기업의 입지가 줄고 테슬라와 플루언스에너지 등 미국 기업과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달 24일 예정된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에서 배터리 공급망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력망이 안보 격전지로 부상한 만큼 긴장 완화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평가했다.

통상 정책 측면에서도 중국산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 무역법 301조 추가 관세,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내 금지외국기관(PFE) 규정 등을 연계해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시장 진입 비용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산과 중국산 ESS 간 미국 수입관세율 격차는 28.4%포인트에 달하며, 미 의회에서는 중국 기업 배터리의 공공 조달을 제한하는 법안(H.R.1166)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국내 배터리사들의 현지 수주도 가시화되고 있다. SK온은 최근 미국 네오볼타 파워(NeoVolta Power)와 약 1조 5천억 원 규모(9GWh)의 ESS용 LFP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인수한 미국 SI 자회사 버텍스(Vertech)를 통해 BESS 통합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미국의 정책적 반사이익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전략산업분석실장은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요건에 대응하려면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에 대한 생산세액공제 직접환급 등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LFP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전력변환·제어를 포함한 ESS 시스템통합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정책 지원도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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