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비철금속 시장이 미국의 구리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금리·인플레이션 부담이 겹치며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구리는 백악관이 정련구리 관세 부과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소식 이후 사상 최고치에서 급락한 흐름을 이어가며 10주 연속 주간 상승세를 마감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을 중심으로 한 낮은 재고와 구조적인 공급 부족은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는 톤당 1만4,230달러 수준에서 보합권을 나타냈다. 앞서 백악관의 관세 신중론이 전해진 뒤 사상 최고치인 1만4,875달러에서 급락했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1.6% 하락해 10주 연속 이어졌던 상승 흐름이 끊길 가능성이 커졌다.
전일 급락 과정에서는 높은 거래량을 동반한 롱 포지션 청산이 나타났다. 최근 가파른 상승으로 누적된 차익을 실현하고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험 노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실물 수급은 여전히 빠듯한 모습이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구리 재고는 전주보다 13% 감소한 5만4,780톤으로 집계됐다. 2024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이외 지역의 낮은 재고가 유지되고 있어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실수요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도 남아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다른 흐름이 이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 재고는 미국 내 프리미엄 하락에도 증가세를 지속했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미국에 선제적으로 유입됐던 물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LME 현물과 3개월물 간 스프레드는 콘탱고로 전환됐다. 최근까지 현물 가격이 선물보다 높은 백워데이션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3개월물 가격이 현물을 웃돌면서 단기적인 현물 부족 우려는 다소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미국의 정련구리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과 LME를 중심으로 낮은 재고가 지속되고 있어 구조적인 수급 타이트 현상이 가격의 추가 하락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여타 비철금속도 일제히 하락했다. 알루미늄은 1.4%, 아연은 0.6%, 납은 0.3%, 니켈은 1.5%, 주석은 0.7% 각각 떨어졌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산업용 금속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뉴욕증시는 물가 부담에도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4% 상승해 7월의 0.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3.4% 올라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전날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돈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CPI도 끈적한 물가 흐름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우려는 한층 커졌다. 시장이 반영한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지표 발표 전 약 70%에서 86%까지 상승했다.
그럼에도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세에서 벗어나 조정을 보인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브렌트유는 3% 이상 하락해 배럴당 104달러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수도 16.16까지 하락하며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2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 나스닥지수는 1.08% 각각 상승했다. S&P500의 11개 업종이 모두 오른 가운데 기술주가 1.3% 상승하며 지수 강세를 주도했다.
비철금속 시장에서는 관세 기대에 따른 미국향 물량 집중이 되돌려질지 여부가 향후 구리 가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관세 정책이 확정될 경우 지역별 재고 흐름이 다시 크게 변할 수 있으며, 반대로 결정이 장기화되면 미국 외 지역의 낮은 재고가 구리 가격을 지지하는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료: NH농협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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