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 또는 위생처리는 주로 시스템에 있는 세균을 박멸하는 데 적용된다. 장비는 이전제품 로트의 잔존물을 제거하기 위해 세정된 후 세정액을 제거하기 위해 다시 한번 세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멸균 및 세정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적절한 절차를 개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사용자가 알맞은 제조장비를 선정할 때 비용 효율뿐 아니라 안전성도 함께 높아진다.
장비 선정 시 고려사항
선정한 장비는 부적합한 제품의 접촉표면 때문에 오염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장비는 환경에 진애(塵埃) 및 먼지를 발생시키거나 작동에 필요한 오일이나 기타 물질이 제품을 오염시키는 위험을 수반해서는 안 된다. 작업자가 모든 장비 표면에 적절히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은 작업자가 장비를 세정할 수 없음을 뜻한다. 따라서 효율적인 세정을 위해서는 이러한 원칙을 고려해 장비가 설계돼야 한다.
1960년 Sinner가 최초로 개발한 시간, 동작, 화학물질 및 온도(TACT) 원그래프는 이러한 매개변수들이 장비 표면에서 작용하는 세정효과를 보여준다.(<그림 1> 참조). 원그래프는 시간과 하나 이상의 매개변수가 표면의 잔존물을 세정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하나의 매개변수가 증가하면 다른 매개변수들은 감소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만일 한 사람이 그리스가 묻은 양손을 물에 담그면 깨끗해지지 않는다. 만일 그 사람이 그리스가 묻은 양손을 비눗물이 담긴 욕조에 담그고, 또 그 욕조에 장시간 담글 경우 더욱 깨끗해진다. 비눗물이 담긴 욕조의 온도를 높이면 그 사람의 양손은 더욱 빨리 깨끗해진다. 게다가 그 사람이 양손을 문지른다면 보다 빨리 깨끗해 질 것이다.
잔존물 및 제품 접촉표면은 세정절차에 필요한 크기 또는 강도를 결정한다. 가장 적합한 화학물질 유형과 적절한 온도는 잔존물에 따라 결정된다. 표면 동작이 강하면 화학물질과 온도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용하며, 이는 두 매개변수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세정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동작은 장비 설계 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올바른 장비를 선정하면 비용은 줄이고 시스템의 청결성을 높일 수 있다.
장비 표면의 세정 동작은 모든 제품의 접촉표면에서 세정액의 높은 속도 또는 유속을 발생시킴으로써 결정된다. 이러한 방법은 낮은 속도에 비해 화학물질 및 온도를 더 고르게 분포시킨다. 또한 높은 속도는 장비 표면에서 높은 난류와 전단력을 발생시키며, 이를 통해 화학물질과 온도가 잔존물 속으로 깊이 침투해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잔존물을 용해 또는 분리시키도록 한다.
TACT 매개변수 실험
TACT 매개변수의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각기 다른 동작량을 발생시키는 탱크 세정장치 2개를 사용해 탱크 세정실험을 실시했다. 정적 스프레이 볼은 일반적으로 2.5Pa의 벽면 전단 응력(낙하막 응력(Falling Film Stress), 액체 온도에 따라 다름)을 발생시키고, 회전 분사 헤드는 일반적으로 40~1,000Pa의 벽면 전단 응력(충돌 분사(Jet Impingement), 분사 면적에 따라 다름)을 발생시킨다.
탱크를 충분히 세정하기 위해 2개의 정적 스프레이 볼을 20m3/h의 유속과 2.5bar의 시스템 압력으로 48분간 작동시켰다. 보다 좋은 결과를 나타낸 1개의 회전 분사 헤드는 6m3/h의 유속과 5.0bar의 시스템 압력으로 14분간 작동시켰다(<그림 2> 및 <그림 3>, <표 I> 참조).
실험결과 TACT 원그래프의 이론이 입증됐다. 특정표면에서 특정 잔존물을 세정하기 위해서는 TACT 원그래프의 매개변수를 비용 최적화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그림 3> 참조). 동작을 늘리면 시간, 화학물질의 양, 가열 에너지를 줄이면서도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높은 전단력은 화학물질이나 높은 온도 없이도 자체적으로 대부분의 표면에서 잔존물을 제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하면 세정용 화학물질로 인한 오염의 위험을 줄이고 세정비용도 많이 낮출 수 있다.
장비 설계의 위험
모든 제품 접촉표면에 대한 강력한 세정 동작은 오염 및 시스템 고장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비용 효율적인 세정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모든 장비에서 공통된 설계상 위험은 장비 청결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데드 레그, 층, 틈새, 공기층 및 부적합한 장비 표면 등이 제약산업의 주된 설계상 위험으로 파악된다.
●데드 레그 : 시스템에서 데드 레그를 피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은 널리 인식되고 있다(<그림 4> 참조). 일부자료에 따르면 데드 레그의 길이/직경(L/D)비 측정값이 2보다 크지 않아야 하고, 일부 경우에는 3보다 크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주관속도와 L/D 측정값 간의 관계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주관속도가 빠를수록 난류가 데드 레그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만일 난류 또는 동작이 충분히 강력하면 데드 레그 바닥의 잔존물이 제거된다.
1997년 논문(Haga et al.)에는 L/D 측정값이 다양한 주관속도로 실험한 결과가 소개돼 있다¹. 논문에 따르면 L/D가 6인 경우 주관속도가 1.5m/s보다 크면 잔존물을 적절히 세정할 수 있고, L/D가 3인 경우 주관속도가 그 미만이면 잔존물을 제거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5> 참조).
●층/틈 : 층과 틈의 깊이를 눈대중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림 6>은 제약 시스템에서 확인된 일반적인 틈을 보여준다. 가능한 틈새를 피하거나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된 자료가 많지만, 정상 2~3과 비교할 때 L/D 측정값이 50~100인 데드 레그에 틈을 비유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Haga et al.에 따르면 틈의 바닥을 세정하는 데 필요한 속도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층과 틈은 항상 주요오염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제약 시스템에 존재해서는 안된다.
●공기층 : 공기층은 뒤집힌 데드 레그 또는 틈으로 설명될 수 있다(<그림 7> 참조). 잔존물은 공기층 내에 모이지는 않지만 표면에 달라붙는다. 세정절차 도중에 이러한 공기층에서 공기를 빼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세정액이 공기층의 상단에 닿지 않아 세정하지 못함을 뜻한다. 따라서 공기층을 반드시 제거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높은 오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표면 마감 : 표면 마감은 주로 위생적인 설계의 측정으로 간주된다. 기본적으로 표면이 부드러울수록 더 위생적이고 세정이 용이하지만, 사실 이러한 원칙은 깨지기 쉽다.
2003년 연구(Hilbert et al.)에서는 각종 표면에 대한 세균의 점착력과 표면의 청결성을 실험했다.² 0.1μm 전해 연마 표면에서 0.8μm 메커니컬 연마 표면까지 표면을 실험한 결과, 점착력 또는 청결성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유는 표면 결함의 크기가 작은것에 비해 개별세균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표면 마감이 Ra 0.8~1.0μm 미만이면 표면 결함 사이에 걸리기에는 세균이 너무 크다. 하지만 다른 연구(Riedewald)에서는 세균이 생물막에 축적되는 경우 점착력과 청결성이 표면 마감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³ 생물막은 부드러운 표면에 점착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표면에서 쉽게 탈착된다.
점착력이 있는 기타 잔존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덴마크 콜딩 소재 기술연구소의 연구에서는 오븐 건조한 요거트 액체로 표면의 청결성을 실험했다.⁴이 연구에서는 Ra값이 낮은 표면이 Ra값이 높은 표면에 비해 세정이 더욱 용이하다는 확실한 결과가 나왔다. 실험대상은 Ra 0.15μm에서 2.4μm까지의 표면이었다. 또한 전해연마 표면은 메커니컬 연마 표면에 비해 세정이 더욱 용이했고 표백처리 표면에 비해서는 세정이 더욱 용이했다.
올바르게 장비를 설계하면 위와 같은 위험을 피할 수 있으므로 안전하고 비용 효율적인 세정이 가능해진다. 모든 제품의 접촉표면에 더 많은 세정 동작이 적용될수록 더욱 쉽고 안전하고 신속한 시스템 세정이 가능하다.
참고 문헌
1. R. Haga et al., Pharm. Eng. 17 (5), 8.21 (1997).
2. L.R. Hilbert et al., Int. Biodeterior. Biodegradation 52 (3), 175.185 (2003).
3. F. Riedewald, PDA J. Pharm. Sci. Technol. 60 (3), 164.171 (2006).
4. D. Bagge-Rawn, Microbial Adhesion and Biofilm Formation in the Food Processing Industry (Technical University of Denmark, Kolding, Denmark,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