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은 대부분 자동차산업의 용접, 핸들링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 전자기계산업의 칩 마운터, 액정글라스 반송장치 등에 사용이 한정돼 있지만, 앞으로는 다품종 소량 생산되는 장비와 초정밀 경박단소한 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는 지능화된 산업용 로봇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00년 10월 말 일본 혼다에서 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세계에 선보였다. SF만화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인간형 로봇의 개발은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 로봇시장에 불씨를 지폈다. 이후 2004년 인간형 로봇 휴보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개발되면서 국내 로봇시장은 들끓기 시작했고, 벤처기업들이 하나둘 로봇시장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1980년대 산업용 로봇 개발에 대기업들이 주축이 됐던 분위기와는 차이를 보이는 현상이다.
한편, 정부는 ’03년 7월, 차세대를 이끌 10대 성장동력산업으로 로봇산업을 지목하고 연간 3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2013년경에는 세계 3대 지능형 로봇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비전을 마련했다. 이제 로봇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산업 중 하나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부에서 말하는 지능형 로봇은 무엇인가. 이는 산업용 로봇의 개념을 포괄하는 보다 큰 개념이다. 지능형 로봇에는 우리가 그동안 산업용 로봇이라고 불러왔던 제조업용 로봇과 개인 서비스용 로봇, 전문 서비스용 로봇,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 로봇으로 나눠진다.
정부차원에서의 대대적인 지원하는 지능형로봇시장 속에 포함된 산업용 로봇이 IMF 이전의 활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적용 가능한 모델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 참여 필요
휘황한 조명아래 펼쳐지는 산업용 로봇들의 쇼를 보면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발전이 눈부시게 느껴진다. 실제로 국제로봇연맹(IFR)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로봇시장 규모는 세계 6위로, 사용대수로는 5위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반면, 시장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IMF를 겪으면서 로봇시장은 7대 대기업에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두산메카텍과 다수의 중소기업으로 재편됐다. 특히 이들 중소기업은 자본금 100억원 미만의 설립된 지 5년 미만의 기업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지능형로봇산업단 고경철 기술위원장은 이들 신생 벤처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지능형로봇은 제조기반기술에 지능 등 핵심기술이 융합된 분야이다. 로봇이 현장에서 적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기업들의 로봇에 대한 투자 열의가 IMF 이전에 비해 많이 축소된 것이 안타깝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의 모습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로봇 수요는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함께 급속히 성장했다.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용, 휴대용 정보통신용, 조선용, FPD용 로봇이 관련 산업의 성장과 함께 동반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수요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 사용면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우리나라 시장은 무르익어 있지만 기술기반이 부족한 토종 기업들보다는 일본, 독일 등 해외 기업들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문제점 극복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는다. 그중 핵심기술 확보 부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립기술의 경우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지만 설계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서보모터, 감속기 등 핵심 부품의 자립화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지난해 열린 로봇산업포럼에서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 정종현 전무이사는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산업용 로봇 분야 사업이 축소됐고 이로 인해 서보모터, 감속기, 컨트롤러, 센서류 등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게 됐다. 현재는 국산화율이 30% 미만에 머무르고 있어 국산 로봇의 국제 경쟁력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그럼 핵심기술을 갖추는 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 것인가. 이 의문에 대해 지능형로봇사업단 고경철 박사는 10년으로 내다봤다. 그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튼튼한 기반기술 확보를 통해 수요자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현재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작업에도 투입될 수 있는 로봇이 생산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에서 보여주고 있는 지능형로봇 로드맵에서도 로봇분야에 대한 투자 이후 10년이 되는 2013년경이면 자동차 제조용 로봇은 물론, 조선, 디스플레이제조용, 초소형 전자제품제조용까지 기술력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기술 확보와 인력 등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정부에서 세운 비전이 허황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2013년경 2만 명의 로봇 전문 인력 생긴다
대형 로봇전시회 등으로 로봇시대를 위한 인식 확산
인력 양성과 로봇에 대한 안전과 신뢰성 검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결과제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웨이퍼에 실장하는 과정에서 스크래치를 낸다든지 선박 용접과정에서 불량을 낸다면 금전적인 손실과 함께 작업자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서비스용 로봇 등 지능형로봇이 실제 수요처에서 적용되기 위해서는 확실한 검증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관련 지능형로봇의 표준화를 위해 지난해 9월 지능형로봇표준포럼이 설립됐다. 포럼 산하에는 개인서비스 로봇분과위원회와 전문서비스 및 제조로봇분과 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지능형 로봇산업 비전과 발전전략’에 따르면, 로봇산업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로봇산업관련 네트워크 구성, 로봇활성화를 위한 제도 구축 등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홈서비스로봇·엔터테인먼트 로봇·교육용 로봇 등 서비스 로봇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개최되던 전시회를 통합해 서비스 로봇·산업용 로봇·네트워크 로봇·로봇부품 등을 포함한 전시회를 올해 10월에 개최키로 했다. 이번 행사는 전시회와 함께 경진대회와 학술대회의 통합 개최를 통해 대규모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선진국은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생산인력의 고령화, 삶의 질 향상과 5일제 근무로 인한 3D업종에 대한 기피현상, 이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중국 등과의 제조업 생존 경쟁 등 아직은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지능을 갖춘 산업용 로봇이 미래 사회에서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미디어다아라 김원정 기자(news@da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