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제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들었더라도 그것을 사용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또한 시장에 내놓은 제품이 어떤지, 꼼꼼히 따지고 드는 목소리가 없다면 미래 기업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여기, 기업과의 활발한 교류를 지속하며 유저의 목소리를 당당히 전하는 이들이 있다.
한국델켐(주) 유저 그룹. 지난 9월 8, 9일 이틀간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한국델켐(주) 유저 그룹 컨퍼런스(User Group Conference)’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한국델켐(주) 유저 그룹 컨퍼런스(이하 UGC)는 기업체 실무진에서부터 교수, 학생, 연구원들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현재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또 새로운 기술을 소개받는 자리가 됐다.
특히, 행사에는 전국 각지의 수많은 유저들을 대표하는 유저 그룹 회장단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자신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드러내고 기업에 쓴 소리도 마다않는 한국델켐 유저 그룹의 한규홍(삼아엔지니어링 대표) 회장을 통해 유저의 파워를 느껴본다.
델켐의 캐드캠(CAD/CAM) 소프트웨어가 가공과 연관되기 때문에 형태도 다양하고 사용자 층도 학교, 기업, 연구기관까지 매우 다양하다. 델켐이 다양한 유저들과의 호흡을 함께 하기 위해 1년에 한번씩 UGC를 개최하고 있는데, 지난 ’91년 유저 컨퍼런스 중 유저 그룹이 형성돼 초대회장이 선출됐다. ’95년부터는 유저 그룹이 지역적으로 세분화되고(서울, 경기남부, 경기북부, 대구/경북, 부산/경남, 충청/호남) 지역장 제도가 생겨나면서 본격적으로 유저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델켐의 유저 그룹은 자발적인 활동이 두드러진다. UGC와 같은 행사가 있다하면 예전에는 델켐이 주도해서 행사를 끌고 유저들은 단순히 참가만 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회장단에서 직접 참여하고 델켐과 대화할 기회도 많아졌다. 앞으로는 이런 행사내용에 대해서도 유저들이 꼭 필요한 부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유저의 입장에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또, 전국에 흩어져 있는 유저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온라인상에 공식 커뮤니티(http://cafe.daum.net/puser)를 운영중이다. 이는 회장단의 행정처리 및 유저 그룹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PowerSolution 사용자모임’이라는 명칭으로 2004년에 개설했다. 개설 당시 몇 백 명에 불과하던 회원이 2년이 지난 지금은 입소문에 홍보가 더해져서 1300여명이라는 엄청난 숫자로 늘어났다. 하루 150~200건의 페이지뷰가 나올 정도로 카페를 통해 회원들끼리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카페는 우리의 다양한 의사를 전달하고 요구를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우리 커뮤니티는 자체적으로 까다로운 조건과 양식에 의해 철저히 정회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유저 그룹 전체 회장 및 각 지역 대표 6명 등 회장단 7명의 운영진과 자문위원 교수, 자발적인 운영자들을 포함해 20명 정도가 주도해서 카페를 운영해가고 있다. 회원등급도 수퍼 등급, 유저 등급 등으로 나누고, 각종 메뉴도 회원등급에 따라 세분화시켰다. 관련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하거나 실무자와 자문위원이 주축이 된 Q&A 등 보다 고급의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UGC 개최시기, 델켐의 업데이트 사항 등 공지사항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엔드유저들이 최대한 빨리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왔다갔다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모니터링, 자문역할을 하기도 하고, 또 지역정보를 공유하면서 델켐과 동등한 입장에서 유저의 생각을 떳떳하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특히 서울/수도권 지역에 비해 정보 입수가 자칫 늦어질 수 있는 지역 유저들을 위해 지역장을 주축으로 지역별 번개, 정모 등의 소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회장단은 1년간 활동에 대해 커뮤니티에 활동 내역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것은 회장단을 비롯해 회원모두가 서로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렇게 각 지역별 의견을 모아서 매년 전·후반기에 한번씩 1박 2일로 지역장 워크샵을 실시한다. 델켐의 간부들도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유저들 사이에서 나온 의견과 자료를 토대로 델켐 측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한다. 기업과 유저 간 의견을 교환하면서 서로 조율해 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유저의 역할을 말한다면.
일단 기업은 유저와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 측에서도 유저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는 만큼, 유저들도 단순히 회사의 움직임에 끌려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기업에 다가가야 한다.
델켐 UGC의 경우도, 17년 동안 하다 보니까 유저들과 호흡을 같이 하지 않으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 늘 비슷한 내용에 새로운 기술이 추가되면 업 버전을 발표하고 교육시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델켐의 소프트웨어를 10년 넘게 사용하면서 이익을 얻고 있는 입장에서 기업에 보답할 기회는 유저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적극 봉사하는 길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회장이 되고 난 후 델켐과 만나는 시간을 자주 가졌는데, 직접 쓴 소리도 하고 여러 모로 귀찮게 만드니까 처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회사가 시간이 갈수록 상당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그런데, 실무에서 뒤로 물러나 경영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오늘날 젊은 유저들을 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회사 측에서 유저들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행사에 현재와 미래를 이끌고 가야할 젊은이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지 않는 것 같아 델켐에 미안한 감정이 들 정도였다. 기업이 배려를 해주는 만큼 그것을 받아들이는 유저들도 의식을 갖고 제 역할을 다해야 나중에 원하는 바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의 활동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유저들 간 실질적인 정보교환이다. 델켐에서 1년에 한번 하는 공식 행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유저들끼리 평소에도 상호교류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 온라인 카페가 그 다리역할을 한다. 산학협력이랄까, 이런 모임들이 기업과 유저 간에 서비스는 물론 요구사항이나 애로사항 등을 공유하면서 서로 이해하는 자리가 됨은 분명하다.
내년 회장단으로서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긴 하지만, 유저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후임 회장단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남은 임기동안 델켐이나 유저들에게 인정받는 실질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지역장의 위상을 좀 더 높이고 싶다. 지금 운영중인 커뮤니티가 지역장의 권한을 어느 정도 높이는데 기여를 하긴 했지만, 자발적으로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유저 그룹을 인정해주고 직접적인 만남의 자리를 통해 서로 파트너십을 느끼게 해주는 한국델켐에 고맙다는 말 전한다. 항상 유저를 생각하고 신경 써 주는 델켐 측에 감사드린다.
미디어다아라 이경옥 기자(withok2@da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