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7185야드)에서 열린 내셔널 타이틀대회인 코오롱-하나은행 제52회 한국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배상문(23·키움증권)은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배상문은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끝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긴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을 1타차로 따돌리고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냈다.
배상문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51년 동안 역대 3명 밖에 없었던 대회 2연속 우승자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는데 이는 1991년 스코트 호크(미국)가 우승한 이후 18년 만에, 그리고 현역 선수로는 유일한 기록이다. 또한, 우승 상금은 3억원을 챙기며 지난주 동갑내기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에게 내준 상금 1위의 자리도 되찾으며 2년 연속 상금왕을 예약했다. 올 시즌 총상금에서도 5억 605만원을 쌓아 KPGA 투어 처음으로 5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공동선두 김대섭과 매킬로이(20·북아일랜드)에 1타 뒤진 3위로 챔피언 조에서 출발한 배상문은 전반 내내 접전을 펼친 후, 11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1타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후 13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로 독주 체제로 나선 배상문은 이후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면서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강한 승부욕이 만들어낸 값진 우승
화끈한 성격으로 유명한 배상문은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가 많다. 지고 나면 잠도 안 온다고 말할 정도로 승부욕 강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세계적인 영건으로 꼽히는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일본의 에이스 이시카와 료(18), 유럽 투어의 샛별 로리 매킬로이 등 앞으로 PGA 투어에서 경쟁할 선수들이 모두 참가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배상문은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불구하고 대회 안내 책자의 선수 소개 순서에서 뒤로 밀리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그는 “한국에도 너희들만큼 잘 치는 선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내 안에 있는 것을 다 꺼내 보이겠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국내 최고 장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그를 대회 2연패로 이끈 원동력은 장타가 아니라 정교한 퍼트였다. 배상문은 정교한 퍼트로 ‘몰아치기’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전날까지 매일 3연속 버디를 기록했던 배상문은 11번 홀(파4)에서 10m 정도 되는 장거리 퍼트로 후반 첫 버디를 잡았다. 12번 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홀 옆 50㎝에 붙였고, 13번 홀(파3)에서 또다시 7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그를 추격하던 선수들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
“이번 우승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올해 12월 일본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말한 배상문은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세계무대로의 진출을 알렸다.
‘유럽의 샛별’ 매킬로이의 아쉬웠던 뒷심
아마추어 시절인 1998년과 2001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김대섭은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마지막까지 승부를 뜨겁게 달궜지만 9언더파 275타로 1타차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김경태(23·신한은행)는 매킬로이와 함께 공동 3위(6언더파 278타)를 차지했다. 깔끔한 매너와 샷을 선보인 이시카와 료(일본)는 강경남(26·삼화저축은행) 등과 공동 15위(이븐파 284타),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공동 29위(3오버파 287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PHOTO FURNISH·FnC코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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