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가 남녀를 불문하고 세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그동안 여자선수들에 비해 부진했던 남자선수들이었지만 올해 양용은이 PGA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대한민국은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골프강국으로 이름을 떨치게 됐다. 한국에 골프 붐을 일으킨 박세리가 미국 무대를 정복한 뒤,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세계진출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2009년과 함께 한국 골프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던 1999년을 뒤돌아보고 나아가 2019년도 미리 예측해보자.
우리나라에 골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880년 원산항이 개항된 후 1880년에서 1905년 사이에 세관업무를 담당하던 영국인에 의해서였다. 당시 세계 각지에 진출해 있던 영국인들의 생활풍습 상 거주하던 곳마다 골프 코스를 조성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골프 도입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해외무대에 뛰어들어 승전보를 울린 선수는 구옥희였다. 1979년 쾌남 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이후, KLPGA의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한 구옥희는 1983년 일본으로 진출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일본무대까지 섭렵했다. 그녀의 도전은 미국무대로 이어졌고, 마침내 1988년 스탠다드 레지스터클래식 우승컵을 차지하며 한국선수 최초로 세계최고의 골프무대인 미국에서 첫 승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과 달리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이룬 구옥희의 첫 승은 현재 LPGA 무대를 휩쓸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초석이 됐다.
한국 골프산업 발전의 시작점, 1999
아마추어 시절부터 각종 프로대회에서 프로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박세리는 미국무대 진출 첫 해,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두며 박찬호와 함께 IMF 경제위기로 인해 시름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박세리의 우승은 한국골프의 성장과 프로골프선수들의 실력향상으로 해외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되는 신호탄이었다. 박세리의 우승이 더욱 뜻 깊었던 이유는 국내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언어, 음식 등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힘겹게 이뤄냈다는 점이다.
1998년 박세리 폭풍이 휩쓸고 간 한국 골프계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1999년 고급 스포츠의 이미지가 강했던 골프는 박세리의 등장으로 대중화의 중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이른바 ‘세리키즈’라 불리는 많은 어린 선수들이 골프 선수로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또한, 골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국 프로골프계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시작됐고, 골프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박세리에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LPGA 투어 무대에서 박세리의 우승 소식은 데뷔 2년차인 1999년에도 멈출 줄 몰랐다. LPGA 숍라이트 클래식을 시작으로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 삼성 월드 챔피언십, 페이지넷 클래식 등 4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2년 연속 4승이라는 놀랄만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의 선수 부문과 상금 랭킹 3위를 비롯해 평균타수 8위(70.77타), 드라이버 거리 9위(256.1야드)를 기록하며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과 함께 LPGA 무대 'BIG 3' 이름을 떨치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슈퍼땅콩’ 김미현의 등장은 LPGA 무대 태극낭자 군단의 출발을 알렸다. 동갑내기인 박세리와 김미현은 때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친구로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1999년 LPGA 투어에 처음 데뷔한 김미현은 스테이트팜레일 클래식과 벳시킹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박세리에 이어 한국 선수가 2년 연속으로 신인왕을 배출함과 동시에 6승을 합작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힘들었지만 역사적인 첫 걸음
여자 선수들이 미국 무대를 점령하기 시작했지만 남자 선수들의 활약은 미비했다. 최경주는 1993년 프로 입문 이후 96년과 97년 2년 연속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남자 프로골퍼로 우뚝 섰다. 이후, 99년 일본 프로골프에 진출해 기린오픈과 우베고산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브리티시오픈에 예선을 거쳐 출전해 컷오프를 통과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후, PGA 투어 Q스쿨을 35위로 통과하며 국내 남자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프로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나이가 어렸던 여자선수들과는 달리 적지 않은 나이에 국내 최고의 선수로서 미래가 보장됐던 국내 무대를 넘어서 또 다른 도전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언어와 문화 장벽이란 어려운 환경을 뚫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최경주의 도전은 더욱 값졌고, 이후 많은 남자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에 그의 용기는 더욱 빛났다.
한국 골프산업이 꿈틀대다
1998년 박세리의 LPGA 투어 4승을 계기로 1999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골프 대중화 선언’이 발표되고 국내 골프산업은 대중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골프산업의 시장규모가 1조 2,677억, 골프장 내장객 수가 전년도 보다 20% 이상 증가하며 천만 명을 돌파했다. 골프장, 골프연습장, 스크린 골프장 그리고 각종 골프 용품과 의류 산업 사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용인대를 비롯한 3개 대학에 골프관련 학과가 생기는 등 골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커졌다.
미국에서 불어온 골프 바람은 국내 프로골프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골프협회는 전년도보다 3개가 늘어난 오픈대회 4개와 아마대회 11개 등 총 15개의 대회를 주최 주관했고, 전년도 스폰서 문제로 개최하지 못했던 한국여자오픈은 2개 회사가 스폰서 하여 박세리와 소렌스탐 등 세계 유명프로들을 초청해 성황리에 개최했다.
박세리의 우승을 바탕으로 국내 여자 프로골프계도 관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다방면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처음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대상이 신설돼 선수들에게는 더욱 분발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고, 사람들은 국내 여자프로골프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교류 및 우호증진을 목적으로 한일여자프로골프국가대항전이 처음으로 개최되면서 박세리, 김미현 등 최고의 선수들이 한 팀으로 뛰는 모습에 골프팬들은 열광했고, 그 열기는 고스란히 한국 골프계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박세리에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LPGA 투어 무대에서 박세리의 우승 소식은 데뷔 2년차인 1999년에도 멈출 줄 몰랐다. LPGA 숍라이트 클래식을 시작으로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 삼성 월드 챔피언십, 페이지넷 클래식 등 4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2년 연속 4승이라는 놀랄만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의 선수 부문과 상금 랭킹 3위를 비롯해 평균타수 8위(70.77타), 드라이버 거리 9위(256.1야드)를 기록하며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과 함께 LPGA 무대 'BIG 3' 이름을 떨치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슈퍼땅콩’ 김미현의 등장은 LPGA 무대 태극낭자 군단의 출발을 알렸다. 동갑내기인 박세리와 김미현은 때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친구로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1999년 LPGA 투어에 처음 데뷔한 김미현은 스테이트팜레일 클래식과 벳시킹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박세리에 이어 한국 선수가 2년 연속으로 신인왕을 배출함과 동시에 6승을 합작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여자 선수들이 미국 무대를 점령하기 시작했지만 남자 선수들의 활약은 미비했다.
최경주는 1993년 프로 입문 이후 96년과 97년 2년 연속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남자 프로골퍼로 우뚝 섰다. 이후, 99년 일본 프로골프에 진출해 기린오픈과 우베고산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브리티시오픈에 예선을 거쳐 출전해 컷오프를 통과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후, PGA 투어 Q스쿨을 35위로 통과하며 국내 남자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프로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나이가 어렸던 여자선수들과는 달리 적지 않은 나이에 국내 최고의 선수로서 미래가 보장됐던 국내 무대를 넘어서 또 다른 도전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언어와 문화 장벽이란 어려운 환경을 뚫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최경주의 도전은 더욱 값졌고, 이후 많은 남자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에 그의 용기는 더욱 빛났다. 1998년 박세리의 LPGA 투어 4승을 계기로 1999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골프 대중화 선언’이 발표되고 국내 골프산업은 대중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골프산업의 시장규모가 1조 2,677억, 골프장 내장객 수가 전년도 보다 20% 이상 증가하며 천만 명을 돌파했다. 골프장, 골프연습장, 스크린 골프장 그리고 각종 골프 용품과 의류 산업 사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용인대를 비롯한 3개 대학에 골프관련 학과가 생기는 등 골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커졌다. 미국에서 불어온 골프 바람은 국내 프로골프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골프협회는 전년도보다 3개가 늘어난 오픈대회 4개와 아마대회 11개 등 총 15개의 대회를 주최 주관했고, 전년도 스폰서 문제로 개최하지 못했던 한국여자오픈은 2개 회사가 스폰서 하여 박세리와 소렌스탐 등 세계 유명프로들을 초청해 성황리에 개최했다. 박세리의 우승을 바탕으로 국내 여자 프로골프계도 관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다방면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처음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대상이 신설돼 선수들에게는 더욱 분발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고, 사람들은 국내 여자프로골프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교류 및 우호증진을 목적으로 한일여자프로골프국가대항전이 처음으로 개최되면서 박세리, 김미현 등 최고의 선수들이 한 팀으로 뛰는 모습에 골프팬들은 열광했고, 그 열기는 고스란히 한국 골프계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세계 최강국으로 거듭나는 한국 골프, 2009
1999년 한국 골프 발전의 출발점이었다면 10년이 지난 2009년은 한국 골프가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우뚝 올라선 기념비적인 해이다. 박세리와 김미현 등으로 대표되던 ‘태극 낭자’들은 이후 박지은, 한희원 등이 가세하며 그 파워를 더했다.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자란 일명 ‘박세리 키즈’들의 활약이 시작된 후, LPGA 무대는 그야말로 한국 선수들의 독무대가 됐다. 한국 선수들끼리 우승을 다투는 일을 보는 것은 익숙해졌고, 매 대회마다 TOP 10안에 여러 명의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오죽하면 LPGA 내에서 한국 선수들의 출전을 방해하는 방안을 마련할 정도로 ‘태극 낭자 군단’의 파워는 대단했다.
여성 파워에 가려져 있던 남자들도 드디어 날개를 활짝 폈다. 최경주가 2002년 100여년이 넘는 골프 역사상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많은 선수들이 PGA 무대 정복이라는 원대한 꿈을 갖고 도전했지만 최경주 외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선수는 없었다. 그런데 올해 양용은이 최경주도 이루지 못한 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 골프계를 발칵 뒤집었다. 더군다나 그의 상대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였기에 그의 우승은 더욱 값졌다.
LPGA는 우리가 접수한다
2009년 태극 낭자들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태극낭자를 이끄는 선두주자는 신지애다. 시즌 초반 HSBC 여자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PGA 정식 데뷔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6월에는 웨그먼스 로체스터 대회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후, 9월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데뷔 첫 해, LPGA 투어에서 시즌 3승을 거두며 로레나 오초아와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또한,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1년 만에 신인왕과 상금왕을 차지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는 2위 미셸 위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었고, 상금왕 부문에서는 최연소 상금왕의 기록을 새로 써 더욱 뜻깊었다.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LPGA 투어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주춤하며, 오초아에게 1점이라는 간발의 차로 올해의 선수상과, 최저타수상을 내줬지만 올해 처음 데뷔한 신인으로서 신지애가 일궈낸 업적은 그야말로 대단한 일이다. 소렌스탐 이후 한동안 차세대 '골프여제'로 군림해 온 오초아의 상금왕을 저지한 것은 물론 올해의 선수 자리도 마지막까지 알 수 없게 만든 만큼 내년 시즌 신지애의 활약은 더욱 기대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얼짱 골퍼’ 최나연이 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신고하며, 우승의 한을 풀었다. 그리고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LPGA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두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선수가 기록한 우승은 통산 87승. 1988년 구옥희가 스탠더드래지스터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1년 만에 100승이란 기록을 눈앞에 앞두게 됐다. 현재 추세라면 2011년 시즌 중반에는 통산 100승이란 위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무대도 아닌 해외 최고의 무대에서 한 나라의 선수들이 100승을 합작했다는 것은 LPGA 역사상 전무후무 했던 일이며,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훌륭한 실력을 겸비한 많은 선수들의 LPGA 무대로 진출은 100승을 넘어 200승, 300승 등 위대한 금자탑 달성을 기대케 한다.
이제는 남자들 차례다
말 그대로 깜짝 우승이었다. 그 누구도 양용은의 우승을 예측하진 못했다. 더욱이 그의 상대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였다. PGA 챔피언십 대회전까지 선두로 출발한 메이저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4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PGA의 절대강자였다. 선두로 출발한 50차례 대회 중 우승을 내준 것이 고작 3번뿐일 정도로 ‘역전패’란 단어는 우즈의 사전에는 없는 단어였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즈는 항상 강렬한 붉은 셔츠를 입고 나와 ‘빨간 셔츠의 공포’라는 징크스까지 만들어 낸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양용은은 ‘타이거 헌터’의 위용을 뽐내며, 우즈와 챔피언조로 함께 라운딩을 펼치며 처음으로 마지막 라운드 역전패를 안긴 주인공이 됐다. 2006년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우즈를 제물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양용은은 시종일관 당당한 플레이로 우즈를 압도했고, PGA 생애 첫 타이틀을 우즈를 상대로 메이저 대회에서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양용은은 한국 남자골프의 맏형이자 절친한 선배인 최경주 등 대한민국 선수들이 이루지 못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남자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또한, 한국은 물론 아시아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양용은의 우승으로 최경주 홀로 고군분투하던 미국 무대는 한국 선수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으며, 앞으로 더욱 많은 선수가 PGA 무대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LPGA의 ‘태극낭자’ 군단에 버금가는 대규모 파워 조직이 형성될 것이다.
아마추어도 최고는 대한민국
미국 골프 무대의 한국 열풍은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불었다. 미국 골프의 미래를 예측하는 대회인 남녀 아마추어선수권 대회 트로피를 모두 한국인이 차지했다.
남자 아마추어선수권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핑퐁커플’로 유명한 탁구 스타 안재형과 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이 벤 마틴(미국)을 꺾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안병훈은 17세 2개월의 나이로 정상에 오르며 지난 해 대니 리(한국명 이진명)가 세운 최연소 우승 기록인 18세 1개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불어 아시아 선수로서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지난 6월에는 ‘국가 대표’ 출신의 골프 유학생 송민영이 미국의 최대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다. 또한, 송민영은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으로 지난 1988년 재미동포인 펄신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미국 양대 아마추어 대회를 한 시즌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지난 9월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제24회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는 대회 첫날부터 상위권으로 선두를 지켰던 한국이 개인전, 단체전 2관왕 자리에 올랐다. 대회 역사상 첫 우승으로 그간 무관의 한을 풀었다. 국가대표 에이스 한창원(대전체고 3)은 마지막 날 3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첫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김민휘(신성고 2, 2위)와 함께 윤정호(중산고 3, 4위), 이경훈(서울고 3, 공동 14위)도 맹활약을 펼친 덕분에 단체전에서도 합계 18언더파 846타로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또한,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제50회 세계 시니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김선길(69·재일본 골프협회장)이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고, 단체전에서는 2위를 차지하는 등 2009년은 한국 골프가 세계 모든 대회를 석권하는 최고의 한 해가 됐다.
자질이 뛰어난 어린 선수들 간의 경쟁체제를 마련한 국가대표 상비군 제도와 다양한 루트를 통한 해외 전지훈련 등을 통해 요즘 어린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에게 체격조건과 체력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 경쟁과 훈련을 통한 성과가 조금씩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어린선수들의 선전뿐만 아니라 시니어 무대 제패 등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은 미국 무대에서 선전의 커다란 밑바탕이 되었고, 한국 골프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거침없는 골프산업의 팽창
선수들의 맹활약과 더불어 2009년에도 한국 골프산업계의 부피는 점점 커졌다. 2009년 골프장 내장객 수는 1999년 천만 명을 돌파한 후, 약 천팔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골프장 산업 매출액은 2005년 2조원 돌파 이후, 4년 만에 3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골프용품과 의류 등 골프관련 사업체는 200여개 이르는 등 골프 산업의 규모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교통망 확충은 골프장 건설을 가속화 시켰다. 올해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5개의 골프장이 있던 춘천에는 9개의 골프장이 추가로 건설 중이거나 건설될 예정이다. 춘천권 골프장 회원권 가격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이며 골프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춘천 이외에도 지방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골프장 건설은 지역 경제발전 및 고용인력 창출 등에 큰 도움을 주며, 많은 지자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2019년은?
세계 골프 무대의 한국파워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여자의 경우 기존의 선수들과 함께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어린 선수들의 미국 무대 진출로 그야말로 한국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여자에 비해 그 수가 적었지만 남자의 경우에도 국내의 젊은 실력파 선수들이 미국 무대 진출을 준비중이기에 PGA에서 활약하는 국내 선수의 수는 상당히 늘어날 것이다.
골프가 112년 만에 2016년 하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 되면서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 골프는 남녀 모두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를 보유한 나라가 될 것이다. 신지애, 최나연 등 현재 LPGA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세리키즈’들과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유소연, 서희경 등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올림픽 골프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1년 남은 2020년 올림픽에서 2연패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남자의 경우 최경주와 양용은이 여자 선수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것이 흠이지만 몸 관리만 충실히 한다면 올림픽 금메달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경태, 강성훈과 국내 상금랭킹 1위인 배상문 등 젊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메달권 진입으로 한국 골프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칠 것이다.
국내 골프 산업은 꾸준히 큰 폭의 성장곡선을 그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와 높은 이용료, 공급 과잉 현상 등으로 2010년쯤부터는 성장세가 계속 되기는 하나 그 폭이 조금씩 둔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해결 방안을 마련한다면 골프는 국내 최고의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10월 지방골프장에 대한 조세특례법이 시행된 이후 수혜 대상인 지방 회원제 골프장 업체는 미소를 짓는 반면 대중 골프장과 수도권 골프장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골프장이 생활체육시설로 인정될 경우, 지금보다 3만 원 정도의 그린피가 인하될 것이며, 정부의 세제혜택 등이 시행되면 연간 15만~20만 명의 해외관광객을 유치해 300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골프업계, 대중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이 시행된다면 2019년 한국 골프는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고급스포츠의 이미지를 벗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스포츠로 최대의 이익과 효과를 내고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KLPGA, 나이키골프코리아, 테일러메이트코리아, 미래에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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