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설계의 시초 故 연덕춘
당시 골프클럽의 일본인 헤드프로가 신병으로 일본으로 돌아가자 이제는 조선인 헤드프로를 앉히자는 여론이 일었고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던 그는 당시 캐디 마스터였던 김종석, 클럽의 식당 주임이었던 배덕산과의 테스트에서 이기고 일본 골프 수업의 대상자로 선정된다. 연덕춘은 34년 12월 일본 도쿄 가나가와현 소재의 후지사와C.C.에서 본격적으로 골프 수업을 받게 됐고 이듬해인 36년 2월, 일본 관동골프연맹으로부터 프로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한국 최초의 프로 골퍼는 이렇게 탄생했다.
일본에서 프로 자격을 획득하고 귀국한 후 경성C.C. 전속 프로로 근무했다. 일본프로선수권대회, 일본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하거나 상위권에 머물며 아시아의 톱 클래스 대열에 오른다. 하지만 전란으로 어지러웠던 격변의 시대에 골프 프로로서 산다는 것은 인내와 설움의 시간일 수밖에 없었다.
연덕춘 프로는 골프장도 경기도 없이 세월을 보내야 했고 군자리 코스가 복구된 1954년경에야 다시 클럽을 쥔다. 이미 마흔을 바라보게 된 그는 공백이 무색하리만큼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지만, 1960년 이후 ‘코스 설계사’로서 제2의 골프인생을 맞이한다. 그 과정에서 한국프로골프협회를 창립했고 제2대 회장을 맡기도 하면서 후배양성과 정식협회의 발족 및 활동 그리고 골프설계사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코스 설계사로서 그는 한양C.C. 구코스 18홀을 설계했고 동래, 인천국제, 제주, 수원, 태광, 여주, 양주 등 10여 개 코스를 만들어내면서 선수로 이루지 못한 꿈을 코스에 풀어놓았다. 선수로서 또한 골프설계사로서 한국골프계에 씨를 뿌리고 싹을 틔었던 연덕춘은 지난 2004년 5월 향년 88세로 생을 마감했다. -「KPGA 한국프로골프 40년사」
대표작 - 한양 컨트리클럽
역사가 살아있는 울창한 자연림
유구한 시간만큼 농염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나무와 그린은 한양이 사랑받는 결정적인 이유다. 특히, 구코스 4번 홀(파4)은 오른쪽으로 굽은 도그레그 홀로 신중함을 필요로 하는 홀이다. 더군다나 티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으므로 상당한 전략과 기술이 필요하다. 왼쪽이 낭떠러지이며 사이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으니 욕심은 금물이다. 구코스가 전체적으로 길이가 짧다고 해서 쉽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산악코스 설계의 마술사 故 임상하
임상하 설계가가 말하는 코스설계지론의 중심에는 항상 ‘자연’이 있다. 세계의 유명 골프코스는 대부분 설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 지형이 애당초 간직하고 있는 코스로서의 최적요건을 설계자가 얼마나 발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설계자가 오랜 경험과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자연이 감추고 있는 속성을 세밀히 찾아내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코스설계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상하 설계가는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 본래 국토개발이 전공이었다. 그러다보니 남들보다 늦게 코스설계에 뛰어들었지만, 뛰어난 지형 해석능력을 바탕으로 자연을 중시하는 꼿꼿한 설계지론을 가지고 빠른 속도로 명성을 쌓아갔다. 그의 첫 작품인 뉴서울C.C. 북코스를 비롯해 유작이 되고만 파인밸리C.C.까지 국내외 70여개의 골프장을 설계할 정도로 그의 활동은 불같았다.
우리나라 같이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나라는 본격적인 설계 전에 완벽한 지형 파악이 필수다. 이를 통해 공사비 절감은 물론, 자연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임상하 설계가가 얼마나 자연을 강조했는지는 그의 작품들을 보기만 해도 금방 알 수 있다. 아무리 험악한 지형도 그의 손에만 들어가면 웅장하고 수려한 친환경코스로 탈바꿈했다. 그래서일까. 임상하 설계가는 특히 도전의식이 깃들인 홀을 좋아했다. 말년에 설계한 파인크리크C.C.나 파인밸리C.C. 등은 도전적이며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최고의 코스들로 그의 나이가 무색하게 느껴졌다.
일평생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코스설계를 지향하던 그는 오로지 인간, 골퍼만 생각하는 인위적인 코스 설계를 지양했다. 그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외국의 유명 코스설계가들이 국내 코스를 설계하는 것에 대해, “그들이 설계한 코스에 대한 평가는 골퍼들 몫이다.”라고 말하며 의연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자유분방한 그들의 사고력을 인정하지만 한국지형을 알고 이해함에 있어서 여러 수 앞서가는 그이기에 가능한 반응이었다고 여겨진다.
대표작 -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연과의 조화
또한 페어웨이가 거의 평지로 부드럽게 조성되어 있고, 봄에는 코스 그린주변에 붉은 색의 영산홍이 넋을 잃게 만든다. 밸리코스는 코스 중 가장 낮은 지역에 위치해 포근하고 아늑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코스로서, 천연지세를 트러블 요소로 활용하는 한편 가을철에는 코스에 녹아드는 계곡과 단풍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설렌다. 또한 감성적인 해저드 배치로 다양하고 변화 있는 홀의 구성으로 플레이 시 지루할 틈이 없다. 힐코스는 7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전 홀이 내려다보이는 것은 물론, 저 멀리 북한강과 삼악산의 높은 봉우리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자연에서 느껴지는 웅장함에서 남성미가 느껴지는 코스다. 이 코스는 시원한 샷 하나만으로는 좋은 결과가 어려우며 정확함과 똑똑한 전략이 수반되어야만 공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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