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데일리 최아름기자] 최근 골프에 대한 관심이 급성장하며, 국내에서도 해외 못지않은 큰 대회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아울러 갤러리의 움직임도 과거와는 달리 활발해 졌다. 그러나 높아진 갤러리의 참여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갤러리 에티켓이 지켜지지 않아 종종 해프닝을 겪는 일이 많아지는 것 역시 사실이다. 최고의 경기와 최고의 샷은 최고의 갤러리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특히 갤러리들이 대회장을 찾는 이유는 좋아하는 선수를 보고 응원하려는 목적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큰 나머지 선수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위협감을 주는 행동이 종종 드러난다. 갤러리가 선수들을 배려해 골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선수들도 골프 팬들을 피하지 않고 아끼고 존중하는 관계가 만들어 진다. 훌륭한 선수가 있어야 팬이 있고, 팬이 있어야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이제 PGA와 LPGA는 물론이고 KPGA와 KLPGA도 시즌 절정에 도달하며 더욱 볼거리가 풍성한 대회들이 기다리고 있다. 보다 성숙한 갤러리 문화를 통해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응원한다면 최악의 갤러리는 한국인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티박스에서는 침묵해요!
티박스 부근은 선수들의 화끈한 티샷을 보기위해 모인 갤러리들로 항상 만원이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고 부스럭대거나 동행인과 대화를 나누는 행동을 나눠 선수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선수들은 소음에 민감하다. 샷 하나하나에 민감하기 때문에 갤러리의 작은 소음은 샷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유럽프로골프 발렌타인 챔피언십 때 최경주는 갤러리의 휴대폰 카메라 플래시 소리에 상승세가 꺾이는 불운을 겪었다. 평소 갤러리 매너를 문제 삼지 않은 최경주지만, 이때는 샷을 한 후 소리가 난 곳을 한참 쳐다보며 다소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불던 바람도 자거라’할 정도로 고요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골프. 미스 샷 하나는 우승자를 바뀔 수도 있고, 수천만원의 상금이 오락가락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골프대회에 서는 갤러리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진행요원들의 교육도 필요!
지난 4월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대회는 한국인 갤러리들이 3류라는 치명적인 오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세계랭킹 1위인 리 웨스트우드와 필드의 패션 스타로 불리는 영국의 이안폴터, 필드의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스페인의 히메네스, 그리고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대회 챔피언 양용은 등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대회운영과 갤러리들의 관전태도는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다.
한 선수가 친 티샷이 카트 도로를 맞고 굴러가는 상황에 한 갤러리는 살짝 피하지만, 뒤따라오던 다른 갤러리가 굴러가는 공을 발로 막았다. 멈췄던 공은 코스와 점점 멀리 다시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 진행요원은 보이지도 않고, 결국 선수만 피해를 봤다. 또한 스코어를 들고 있던 진행요원의 휴대폰도 울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히메네스이 티샷을 하기전에 연습스윙을 한 뒤 경기진행요원에게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연습 스윙할 때 ‘조용히’라고 쓰여 있는 푯말을 들지 말고, 진짜 셋업할 때 들어달라고 일일이 설명을 했다. 이는 골프를 모르는 경기요원 때문에 빚어진 촌극이다.
진행요원의 실수는 골프경기를 보면 흔치 않게 일어난다. 지난해 대우증권 클래식에서 서희경이 샷을 하려는 순간 진행요원이 시야에 나타나는 바람에 미스샷을 해 우승을 놓치기도 했으며,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진행요원이 볼을 밟은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갤러리에 떠밀렸다지만 변명이 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진행요원들이 골프를 전혀 모르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다보니 플레이 상황에 대한 숙지가 부족해 갤러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르르 몰려다니며 혼란을 가중시키기 일쑤이기도 하다. 이제, 진행요원들도 교육이 필요하다. 골프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이라도 있었다면 적어도 이 같은 상황은 나오지 않았을 텐데, 이제부터라도 진행요원 및 통제요원들 교육을 철저히 한다면 한층 더 높은 멋진 경기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세심하고 세련된 갤러리문화를 만들려면 과연 갤러리들에게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까.
우선 선수가 샷하기 전후에는 움직여서는 안 된다. 샷이나 퍼트를 시작할 때 전 후방 시야에 움직이는 물체가 들어오면 집중이 흐트러진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샷이 끝났다고 우르르 다음 홀로 움직이는 것은 큰 실례다. 남아있는 선수의 플레이까지 끝난 뒤 움직이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선수가 샷한 뒤에는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보내야 한다. 국내 갤러리는 외국에 비해 박수에 인색하다. 버디나 이글이 나오면 환성을 지르지만 기막힌 퍼트나 어프로치라도 파나 보기일 경우에는 응원을 아낀다. 물론 기분이 상했을 선수를 감안한 것도 있겠지만 멋진 샷에 성원을 보낸다면 선수는 다음 홀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아이들에게도 에티켓을 가르쳐야 한다. 최근 골프인구가 늘면서 부모 손을 잡고 오는 어린이도 많이 늘었다. 그 중에 미래의 최경주, 박세리가 나올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골프장을 놀이터로 착각해 떠들거나 돌아다니는 것은 부모가 막아야 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어린이의 돌발적인 행동이 우승자를 바꿔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스를 이동할 때는 반드시 선수와 캐디가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동할 때 가급적 카트도로나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이동거리를 줄이려고 언덕이나 숲을 넘어가다가는 옆 홀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고 볼에 맞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플레이에 대해 평가나 해설하는 소리가 선수들에게 들리도록 말하지 않는 것도 기본 에티켓이다.
또 한 가지 주의 할 사항이 있다. 특별히 복장에 대해 규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섬세한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신발만큼은 골프화나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하이힐을 신고 오는 여성 갤러리는 골프장 관계자의 심장을 덜컥 떨어뜨리게 하는 경계 대상 1호이기도 하지만 또각또각 소리에 선수의 집중력을 흩트리기 때문이다. 갤러리 또한 경기의 일부분이다. 갤러리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수준 높은 갤러리 문화를 만든다면 선수들도 그만큼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외 갤러리에는 없는 우리만의 열정을 살린다면 보다 성숙한 갤러리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사진제공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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