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인도시장 변화의 트렌드를 읽어라-中
글로벌 기업들 ‘러시’, 국내기업 위협
우리나라 기업은 1983년 최초로 인도 현지에 진출했다.
이후 소규모 투자가 이어지다가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시설투자는 1990년대 중반 전자, 자동차 기업군들의 투자를 기점으로 확대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를 제외한 2010년 11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인도 투자진출 업체 수는 총 479개로 집계됐다. 특히 인도 경제가 8%이상 고성장하고 소비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진출한 기업이 265개로 전체의 55%를 넘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비중이 84.5%로 가장 크고 도소매업(8.4%), 금융업(2.4%), 건설업(1.8%) 순이다.
제조업 투자 비중이 절대적인 데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인도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대표하고 있는 업종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자와 자동차로 대별되는 양대 제조업종에서 지난 1996년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함으로써 인도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먼저 진출해 있던 일본과 구미 선진기업들을 제치고 현재 시장점유율에서 전자시장은 1위, 자동차 시장은 2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일본, 중국, 구미 등 글로벌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이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인도 시장에 쇄도하고 있다.
제조업은 물론 정보통신(ICT), 금융, 소매유통, 인프라 등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외자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전자제품 시장 등 일부 시장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전방위에 걸친 경쟁기업들로부터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일본 기업활동조사기관 제국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일본 기업의 인도 진출 업체 수는 247개였다. 올해 4월 기준으로는 950여 개사가 인도에 진출, 지난 5년 사이 3.8배나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57%로 가장 많으며 5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전자기업들의 경우 2000년대 초 한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뒤 상당수 기업이 철수 내지는 고전해 왔으나 2009년 이후 인도 소비시장의 성장잠재력과 중국을 대신할 저렴한 생산거점화의 가능성을 다시 보기 시작하면서 최근 현지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우리나라에 이어 인도와 FTA 협정을 맺음으로써 인도 공략의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200개 가까운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해 있다. 역시 제조업 비중이 70%를 넘고, IT서비스와 무역업 순으로 진출 기업수가 많다. 그동안 중국은 인도와 정치적 긴장관계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인도 비즈니스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국방, 정보통신 등 일부 업종에서는 투자와 수입에 대한 직접규제가 가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현지 직접투자보다는 수출에 중점을 두어왔다. 현재 중국은 2010년 6월말 기준 인도 전체 수입의 11.6%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오래된 기업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또는 백여 년도 더 이전부터 인도에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전자, IT 장비, 이동통신서비스업, 소매유통업 등에 대한 직접투자는 물론 수준 높은 인도 기술인력들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감안하여 연구개발(R&D) 부문에까지도 투자를 확대하고 로컬기업들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시장은 그 어느 때 보다 급속하게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화 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 거센 도전 직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인도에서의 지난 10년이 성장의 중흥기였다면, 향후 10년은 생존 경쟁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우위를 점해 온 업종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감소하는 등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전자제품과 자동차 시장이다.
먼저 전자제품 중 TV시장을 보면, 2010년 인도 전체 TV 시장의 경우 브라운관 TV(CRT)의 비중은 75%로 아직 절대 비중을 점하고 있다. LCD는 24%, PDP는 1%를 차지한다. 하지만 LCD TV의 점유율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 조만간 CRT TV를 제칠 전망이다. 인도 중상류층의 선호가 LCD TV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Display Search)는 2012~2013년 사이 LCD TV점유율이 CRT TV를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인도 LCD TV 시장은 다국적기업(MNC)이 전체 물량의 94%를 공급하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다.
TV 시장에서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과반 이상으로 수위를 점해왔다. 그런데 최근 한국 기업의 아성에 일본 기업들의 거센 도전이 시작됐다. 소니(Sony)와 파나소닉(Panasonic)을 필두로 한 일본 기업들이 2008년 귀환을 선언하며 도전장을 낸 것이다. 지난 2004~2006년 사이 일본 기업들은 가전시장에서의 우위를 한국 기업들에게 내줬었다. 일부 사업부문은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철수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09년 LCD TV(물량기준)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1,2위를 점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다시 인도 전역에 걸친 일본 기업들의 재공세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소니는 신규 유통 딜러점을 6천 개 더 확대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한국산 제품과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파나소닉도 인도 전역에 30만 개의 판매네트워크를 보유한 로컬기업을 인수하는 등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재공세로 2010년 LCD TV시장에서 소니는 2위로 부상하고 파나소닉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도 2,3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0년 인구 1천명 당 인도의 자동차 보유인구수는 12명이다. 중국은 35명, 한국 346명, 일본 591명, 미국 818명이다. 이 같은 잠재력을 보고 최근 인도 자동차 시장에는 미국, 일본, 유럽 메이저 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4륜차 생산량 기준으로 현재 세계 8위다.
그동안 인도 4륜차 시장은 시장점유율 1위의 스즈키마루티와 2위의 현대차 양사가 70% 이상을 점해왔다. 나머지를 인도기업인 3위의 타타(Tata)자동차와 여타 구미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그런데 2010년 말 스즈키마루티는 48.1%, 현대자동차는 17.6%로 점유율이 감소됐다. 일본과 서구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을 통해 인도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인도 자동차 시장을 크게 세 가지 면에서 주목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첫째는 소형차 생산기지에 적합한 저임금, 엔지니어링 역량, 수출기지로서의 지리적 유리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신차 개발을 위한 비용이 선진국에서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의 4~5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인력도 풍부한 점 등 연구개발 허브로서의 발전 가능성이다. 셋째, 신흥개도국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기술 역량이 빠르게 갖춰져 가고 있으며 이미 로컬 기업들 중에 친환경차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로컬업체들까지 있다는 점 등 미래형 자동차 생산의 실험기지(Test-Bed)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의 시대가 친환경 그린에너지 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생산과 연구개발이 동시에 저렴하게 가능한 곳으로 인도를 보고 있다. 인도 로컬기업들의 추격도 거세다.
전자산업의 비디오콘(Videocon)과 오니다(ONIDA), 자동차 산업의 타타(Tata)와 마힌드라(Mahindra) 등을 필두로 각 산업별 로컬 기업들이 Fast-follower 기업화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과 기술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져 나온 선진 글로벌 기업들을 사들이는 큰 손으로 활동하며 역량을 빠르게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기업들의 승부처, 브랜드 파워를 지켜라
신흥시장 브릭스(BRICs)는 향후 세계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브릭스도 벌써 레드오션화 되어 간다는 주장들이 많다. 급하게는 포스트 브릭스(Post-BRICs), 넥스트 프론티어(Next Frontier) 마켓 등 신시장 발굴에 대한 논의가 벌써부터 분분하다. 하지만 당분간 세계경제 성장과 소비에 있어 브릭스의 영향력은 확대, 지속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이들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느냐이다. 사실 브릭스 최대 시장인 중국의 최종 소비재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비록 그동안 중국의 생산기지화를 통한 가공무역에서는 성과를 냈으나 만들어진 최종 제품을 파는 소비시장에서는 한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3%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넘어 포스트 브릭스 등 신시장으로 가기 전 아직 미개척 기회가 많이 남은 시장 인도가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달 10년 만의 전체 인구조사(Census)가 있었다. 조사방식의 허술함을 고려해도 12억 1천만 명. 포스트 브릭스라고 통칭되는 몇 개 나라들을 다 합해도 반을 넘지 못한다. 물론 절대 숫자보다는 현실적인 구매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 봤듯이 구매력 증가 폭과 속도를 감안할 때 인도는 우리 기업이 도외시 할 수 없는 시장이다. 철수했던 일본 기업들이 돌아오고, 구미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 인도 시장에서 펼쳐질 승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한국 기업들은 기존에 구축해 놓은 프리미엄 시장과 브랜드 파워마저도 잃을지 모를 일이다. 지금은 인도를 두고 글로벌 경쟁기업들이 주목하는 시장 판도변화의 촉진제는 무엇이며, 한국 기업들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LG경제연구원의 홍 연구원은 언급했다.
온라인 이용자 70%, 소셜 미디어 활용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에서 통신기기 및 인터넷 보급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마케팅이 유효한 수단으로 급부상할 것임에 주목하고 이 분야에서의 마케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젊은 층의 인터넷 사용비율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관련 매체들과의 제휴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인도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률은 최근 5년 동안 40%를 넘는다. 또 자동차, 가전, PC, 일용품, 교육 및 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거래가 일어나고 있어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에게도 유용한 채널로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마케팅조사기관 ComScore에 따르면 인도의 온라인 접속자 중 70%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별되는 소셜 네트워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잠재적 영향력이 큰 소셜 미디어를 본격 활용하는 추세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에서는 89%가 효과가 큰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투자가 전체 마케팅 비용의 평균 1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향후 오쿳(Orkut), 페이스북(Facebook), 구글(Google) 등 국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브로드밴드 서비스 확대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구전마케팅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광고시장의 45%를 차지하는 TV 방송광고에 있어서도 다양한 마케팅이 활용된다. 인도에서 TV 수신기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는 1억 3천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고 있다. 오히려 더 많은 1억 6천만 가구가 케이블 TV를 시청하며, DTH(Direct-to-House) 등 위성을 통해 가정에서 직접 수신하는 위성방송 시청도 4천 만 가구에 이른다.
또 지상파 국영방송사가 제공하는 방송채널이 많지 않고 민간지역방송사업자가 방송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도시보다 큰 농촌 등 지방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확대하기 위해 민간지역방송사업자들과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들도 로컬 홈쇼핑사업자와 합작을 통해 좋은 효과를 보는 경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인도 마케팅에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비중을 두는 부문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민감한 인도인들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발리우드와 크리켓으로 대표되는 인도인들의 정서를 감안해 스타 마케팅, 스포츠 마케팅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활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판촉(Promotion)측면에서 볼 때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타겟 연령층은 10대~30대에 걸친 젊은층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Nielson)사 조사에 의하면 인도에서는 10대 및 20대의 젊은층이 부모세대의 구매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취합, 제공함으로써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 인구 비중 53%라는 점에서도 젊은 소비자층이 주공략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