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3월15일 발효됨에 따라 우리 국민의 실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물가 인하와 제품·서비스 선택 폭이 확대되어 소비자 후생이 증대한다. 국내의 각종 제도가 선진화되고 세계 최강국 미국과의 문화·인적 교류도 늘어난다. 우리의 수출 중소기업의 도약 발판이 마련됐다. 한·미 FTA로 확 바뀌는 우리 경제생활의 주요 측면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미 FTA에 따른 소비자 후생의 범위는 매우 폭이 넓다. 농축산물 및 자동차·화장품 등 미국산 수입 상품의 가격을 인하시켜 우리 소비 생활은 더욱 윤택해질 전망이다. 미국과의 문화·교육·인적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크다. 국내 제도를 선진화하여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국제 경쟁력도 크게 강화된다.
중소기업도 한·미 FTA의 큰 수혜자다. 우리 중소기업 제품의 미국 관세는 0~17%로 제조업 평균 관세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미 FTA로 인한 관세 철폐는 우리 중소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식료품 가격 인하로 장바구니 풍성
한·미 FTA가 발효되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는 더욱 풍성해진다. 삼겹살·치즈·체리 등 미국산 농수축산물 및 식료품에 대한 관세가 인하되거나 철폐되기 때문이다. 관세가 줄어드는 만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경감된다.
우리 국민이 즐겨 먹는 미국산 생삼겹살이 대표적인 사례다. 발효 이후 관세 22.5%가 점진적으로 철폐(10년)되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의 간식을 비롯하여 각종 요리 재료로 사용되는 체다 슬라이스 치즈도 저렴해진다. 관세 36%도 점진적으로 철폐(체다치즈 10년, 일반 치즈 15년)된다.
술안주와 간식, 각종 식자재로 사용되는 캘리포니아 건포도(21%), 캘리포니아 아몬드(8%), 체리(24%) 가격도 한·미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이다. 미국산 와인에 부과되는 15%의 관세도 즉시 철폐된다. 소비자들은 각국 수입 와인의 가격 경쟁을 통해 추가적인 가격 하락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산 공산품도 저렴하게 구입
미국산 자동차·화장품·의류 등 공산품 가격도 인하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커질 전망이다. 발효 즉시 미국산 수입 차량에 부과되는 관세(8%)가 4%로 인하된다. 발효 5년 차부터는 무관세가 되어 2000cc를 초과하는 대형차의 경우 약 12%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미국산 화장품(8%), 의류(13%), 셔츠(13%), 넥타이(8%), 모자(8%) 등 생활용품에 부과되는 관세도 철폐된다. 인터넷 쇼핑을 통한 미국산 제품 구입 시에도 마찬가지의 관세 혜택이 발생한다. 온라인 직접 구매가 활발해져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루트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미국산 비타민·오메가3 등 건강기능식품(8%, 5년), 가방(8%, 즉시), 미국산 의류(13%, 즉시) 등 생활용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도 관세 혜택으로 인한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양질의 서비스 선택 폭 확대
법률·회계 등의 시장이 개방된 것도 국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는 이익이다. 질 좋은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 변호사 자격 소지자가 국내에서 국제공법 및 미국법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FTA 발효 5년 후에는 미국 로펌이 국내 로펌과 합작 사업체를 설립하여 국내 변호사의 고용이 가능해진다. 국내 변호사들의 미국 로펌 취업 기회도 늘어나게 된다.
미국의 세무·회계사 또는 법인은 발효 즉시 국내에 설립된 사무소를 통해 미국 또는 국제 세법·회계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또한 5년 이내 국내 회계·세무 법인에 대한 미국 회계사·세무사의 출자도 허용된다. 서비스 분야 투자 유치가 늘고, 국제 경쟁력이 강화돼 중국 등 서비스 수요가 큰 시장 진출에도 동력이 생긴다.
각종 제도 개선으로 소비자 부담 경감
개별 소비세 등 자동차 관련 세금 경감도 소비자에게는 큰 이익이다. 배기량이 2000cc를 초과하는 차량에 대한 개별 소비세율이 10~5%로 경감(발효 3년 후)되고, 매년 납부해야 하는 자동차세도 대형차를 중심으로 경감된다.
미국 지사로 파견되는 우리 근로자에 대한 비자 유효 기간이 연장되는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비자 갱신을 위한 비용과 불편이 크게 감소해 해외 파견 근로자들의 기대가 크다.
미국 현지 법인 파견 근로자들에게 발급되는 L비자 유효 기간은 신설 사업체 1년, 기존 사업체 3년에서 모든 사업체 5년으로 연장된다. 1∼3년마다 본인과 가족들이 해외로 나가 비자 연장 수속을 밟아야 하는 불편함도 해소되고 체류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상표·표장을 비롯한 지식재산권에 대해서도 증명표장제도가 도입된다. 상표의 품질 보증 기능을 내실화하는 계기다. 증명표장제도는 K마크와 같은 기존의 인증 마크와 달리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인증도 보호하여 더 강력한 재산권 보호가 가능해졌다.
더욱 풍요로운 문화생활
유명 미국 드라마를 미국과 동시에 국내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발효 후 외국 방송사의 간접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보도·종합편성·홈쇼핑을 제외한 일반 방송 채널 사업자에 대한 외국 방송사들의 간접 투자도 가능해진다. 투자 유치가 활발해지고 시청자들은 다양한 방송 채널과 양질의 방송 콘텐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국산 애니메이션·영화에 대한 의무 편성 비율도 줄어든다. 미국·일본·중국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할 기회가 그만큼 늘어난다.
종합유선방송·위성방송·방송채널 사업의 경우, 국산 프로그램의 의무 편성 비율이 완화된다. 영화는 25%→20%, 애니메이션은 35%→30%로 완화돼 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지상파의 경우 현행 규제 수준(영화 25%, 애니메이션 45%, 대중음악 65%)을 유지하도록 했다. 국내 콘텐트 업계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다.
고용 증대, 교육 기회 확대
한·미 FTA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0년간 3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26만 개의 일자리가, 제조업 분야에서는 장기적으로 약 8만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미국과의 경제·문화적 교류가 늘어나면 관련 분야 신규 고용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국제 통상 분야의 직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의 미국 수출 증대
한·미 FTA로 미국 측의 관세율이 인하되면 자동차 부품, 섬유, 통신기기, 전기·기계 등 중소기업의 미국 수출이 크게 증가한다. 우리 중소기업 제품의 미국 관세는 0~17%로 제조업 평균 관세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 중소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되고 연구 개발비 투자 여력도 커질 수 있다.
대기업 수출이 늘어나면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도 증대해 간접 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정부 조달시장 진입도 한층 쉬어진다. 과거 납품 실적을 요구받지 않고, 조달액 상한선도 20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인하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FTA 활용 지원 제도도 강화됐다. 올 2월에는 민관 합동으로 ‘FTA무역종합지원센터’가 설치돼 종합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