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가공 공정에서 금속 절삭 공구의 적용과 부하 생성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 네 번째 이야기를 게재한다. 첫 번째 자료에서는 금속 절삭에 대한 기본 개념과 선삭 공정에서 절삭 공구의 기하학적 구조, 이송 속도 및 기계적 부하 간의 연관성에 대해 다뤘다. 그 이후의 두 자료에서는 밀링 공정의 기계적 부하 및 열 부하에 대해 분석했다. 그리고 이번 네 번째 자료에서는 금속 절삭 부하 분석에서 비교적 새로운 분야인 마찰 공학적 이론을 통해 절삭된 칩과 공구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아본다.
마찰 공학은 접촉된 표면들이 특정 온도 및 압력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해 분석한다.
금속 절삭 작업에서 공구는 피삭재의 재질을 변형시켜 칩 형태로서 전단되게 한다. 이러한 변형 과정에서 열과 압력, 부하가 발생되고 이로 인해 공구는 마모되거나 파손된다. 기존의 마모 이론에서는 이러한 파손이 칩과 공구 간, 즉 서로 붙어있지 않은 개별적인 개체들이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마찰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절삭 공구의 파손 원리를 연구한 근래의 한 연구에서는 칩과 공구의 인터페이스(접촉 영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미루어 볼 때 금속 절삭 공정에서의 압력과 온도, 특히 고성능 피삭재 재질을 가공할 때 발생하는 압력과 온도가 기존의 마모 이론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모 공학 연구에서는 절삭 공정에서 단순히 한 번의 전단 현상 뒤에 칩과 공구의 절단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칩과 공구의 2차 및 3차 접촉과 절단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칩은 전단돼 경사면에 달라붙어 다시 전단되고, 결국 공구에서 미끄러져 사라진다. 또한 해당 연구에서는 공구의 마모 현상을 뒷받침하는 주 원리가 반복적인 전단이지 마찰이 아님을 밝혔다.
마찰 공학적 관점에서 본 금속 절삭 공정을 보면 영역 5에서 발생하는 피삭재 재질의 초기 변형을 보여준다. 영역 3은 분리 영역으로, 해당 영역 내 피삭재 재질과 공구의 상대적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정체점이라고도 한다. 최초의 전단 현상은 피삭재 재질이 전단되고 칩이 형성되는 1차 전단 영역 1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2차 전단 영역 2에서 칩이 경사면과 접촉하게 된다. 여기서 높은 압력으로 인해 칩은 공구의 경사면에 달라붙게 된다.
그림 2는 영역 2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더 자세하게 보여준다. 영역 A에서 피삭재 재질은 매우 강력한 힘에 의해 절삭 인선에 눌리게 되고 이로 인해 공구에 융착되기 시작한다. 영역 B에서 피삭재 재질은 경사면에 달라붙게 된다. 그리고 영역 C에서 칩은 경사면으로부터 전단돼 그 위를 미끄러지면서 공구와의 접촉이 해제된다.
그림 1은 영역 4의 공구 측면에서 발생하는 2차 전단 현상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경사면의 영역 2에서 발생하는 전단 및 융착 현상이 측면에서도 동일한 순서로 일어난다. 영역 4의 현상은 영역 2에서의 경사면 마모보다 좀 더 예측이 쉬운 측면 마모를 야기하며, 측면 마모는 경사면 마모보다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 그러나 일부 피삭재 재질의 경우, 측면의 전단 현상은 절삭 공구와 피삭재에 해로운 표면 경화 또는 가공 경화를 야기한다.
구성 인선
피삭재 재질이 공구의 경사면에 달라붙는 현상은 얇은 층으로 시작해 점차 다수의 층이 중첩되면서 진행된다. 이 과정은 구성 인선이라고 불리는 부정적인 현상을 야기한다. 상당한 양의 피삭재 재질이 공구에 축적될 경우 이는 절삭 인선의 형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또한 축적된 재질은 파손돼 인선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구성 인선에 축적된 재질이 피삭재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 모든 경우에서 인선에 축적된 재질은 절삭 공정에서 예기치 못하거나 제어 불가능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마찰 공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구성 인선이 발생하는 원인과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다.
절삭 공정의 두 가지 요소는 칩이 경사면에 부착되는 현상을 야기한다. 하나는 절삭 영역에서 발생하는 매우 높은 압력과 온도이며, 다른 하나는 공구의 경사면을 미끄러져 지나가는 칩의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이다. 속도는 정체점의 영점 운동에서 시작한다. 높은 압력과 온도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재질이 접촉하고 천천히 움직이면 융착 현상과 구성 인선이 형성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성립된다.
이러한 융착 현상과 구성 인선의 형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칩과 경사면 간의 접촉 시간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은 절삭 속도를 높이고 보다 날카로운 공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절삭 속도가 높으면 공구와 피삭재 재질이 접촉하는 시간이 감소된다. 또한 이를 통한 높은 공정 온도가 인선에 축적되는 재질의 강성을 완화시키거나 재질을 아예 제거하기도 한다. 보다 날카로운 공구를 사용할 경우 더 높은 절입각으로 칩이 보다 빨리 이동하게 하는 등 정해진 시간에 더욱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재질 성향
20년 전과 비교해 오늘날 절삭 공정에서 사용되는 피삭재 재질에서 구성 인선이 형성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근래에 마찰 공학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고탄소강과 같은 익숙한 재질의 경우 구성 인선 현상은 그다지 큰 문제점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올바른 가공 변수를 적용함으로써 융착 현상을 제거하고 구성 인선의 형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주철과 같은 극도로 짧은 치핑 재질의 경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반면 긴 치핑 재질의 경우 긴 길이로 인해 칩과 공구 간에 보다 긴 접촉 시간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융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저탄소강과 알루미늄 같은 자재를 가공할 때는 구성 인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구성 인선은 높은 연성과 융착 성향, 마찰성을 지닌 재질을 가공할 때 가장 흔히 발생한다. 가장 좋은 예로 티타늄, 니켈계 합금 및 내열 금속을 아우르는 항공우주 및 에너지 산업의 재질들이 있다. 구성 인선을 야기하는 기타 다른 요소로는 앞서 말한 열전도율이 낮고 강성이 높은 합금 재질을 가공할 때 발생하는 높은 압력과 온도가 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이러한 재질에 적용되는 절삭 속도는 평균 절삭 속도에 비해 느리다.
절삭 속도 및 공구의 날카로움을 향상시키는 방법 외에도 구성 인선의 발생 가능성을 제어하기 위해 공구의 표면 상태에 중점을 두는 방법이 있다. 다소 놀랍게도 이 주제에 대해 서로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두 가지 학설이 존재한다. 한 학설에서는 공구의 표면이 부드러울수록 칩이 공구의 표면을 미끄러질 때 더 적은 에너지가 발생한다고 본다. 낮은 온도와 짧은 접촉 시간으로 구성 인선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반면 다른 학설에서는 미크론 규모의 울퉁불퉁한 텍스처를 지닌 거친 공구 표면이 칩과 경사면의 접촉을 줄여 융착의 가능성을 줄인다고 본다. 둘 중 어느 학설도 완전히 증명된 바는 없으며, 상황에 따라 두 방법 모두 효과적일 수 있다.
마찰 공학을 통한 기술 진보
마찰 공학 관련 연구 및 이론과 구성 인선과 같은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공정 및 공구 기술(사이드바 참조)은 모두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가공 표면 질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기 및 형태와 관련된 요건 다음으로 부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주로 표면의 거칠기이다. 항공우주 및 핵 응용 분야의 경우 특히 표면 마감 상태를 최우선적으로 여기는데, 이는 불완전한 가공이 중대한 항공기나 발전 부품에 균열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 인선은 불량한 표면조도를 유발하고 공구의 수명주기를 단축시킨다. 마찰 공학적 연구를 비롯한 업계의 여러 노력을 통해 구성 인선의 발생과 그에 따른 영향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도출됐다. 이 방법은 비용 대비 성능의 관점에서, 1제곱 밀리미터의 정확한 공정 피삭재 표면 범위를 달성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기준으로 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 표면 마감용 티타늄의 비용 대비 성능 비율은 약 20배 가까이 향상됐다. 이러한 성과는 절삭 공구 재질 및 공구 형상의 발전과 더불어 이 두 가지 요소를 잘 조합해 활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었다. 공구의 응용과 관련된 마찰 공학적 원리에 대한 지식을 통해 기계 기술자들은 구성 인선과 같은 현상을 제어하고 보다 저렴한 비용에 원하는 표면 마감 품질을 달성함으로써 생산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사이드바
툴링 엔지니어들은 마모 공학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공구 및 가공 공정 개발에 적용한다. 공정 측면에서 볼 때, 높은 절삭 속도와 날카로운 절삭 인선 형상을 적용하면 다양한 상황에서 형성되는 구성 인선을 제어하는 데 효과적이다. 포지티브 경사 공구와 같은 공구 형상 측면에서의 적절한 칩을 피삭재로부터 멀리 떨어뜨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공구 코팅은 피삭재 재질과 절삭 공구의 융착 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입증된 방법이다. TiN과 같은 매끄러운 코팅 기술은 알루미늄 가공에서의 다이아몬드 코팅과 마찬가지로 강 가공 공정에서 칩의 움직임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용도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근래의 개발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코팅의 역할이 구성 인선의 최소화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Seco의 최신 CVD 산화 알루미늄 Duratomic® 코팅 기술이 마모 공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은 칩과 절삭 공구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확장된 지식을 기반으로 코팅제 성분을 조작했다.
구성 인선 제어를 위한 용도로 고안된 또 다른 Seco 코팅 기술의 예로는 MS2050 밀링 인서트를 위해 새로 개발된 실버 PVD 유니코팅 기술이 있다. 이 코팅 기술은 높은 내열성을 지녔으며 티타늄 등의 점착성 재질을 절삭할 때 발생하는 구성 인선의 형성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거의 제거한다. 구성 인선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 인서트의 공구수명은 기존 공구 대비 약 50% 더 길어지며 훨씬 높은 절삭 변수에서 작동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마모 공학 연구의 최전선에서는 구성 인선과 같은 현상을 가공 생산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요소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절삭 공구의 표면에 형성된 얇은 피삭재 재질 층은 마모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러한 보호 역할을 하는 재질 층이 공구의 형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층의 두께를 제한하고 공구의 표면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새로운 고성능 합금이 계속 도입되면서 난해한 가공 관련 사안들이 함께 제기되고 있고, 이로 인해 마모 공학 연구 또한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절삭 공구 및 가공 공정 개발업체들은 마찰 공학 원리를 통해 습득한 새로운 관점을 활용해 혁신적인 방법으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