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감각이란 체내 또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기계적(물리적) 자극을 감지하는 것으로 생존에 필수적이며 촉각, 고유감각, 통각 등을 매개한다. 또한 청각, 혈압조절 및 세포의 움직임 등에도 기계적 감각이 필요하다. 기계적 감각을 전도하는 기계채널은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연구해 왔고 몇몇 유전자가 보고된 바 있으나 포유동물에서는 Piezo 1,2 채널만이 유일하게 기계적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다. Piezo는 피부의 Merkel 세포에서 촉각을 담당한다고 최근에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채널만으로는 다양한 기계적 감각을 매개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감각신경에서 발현되는 Piezo채널이 아닌 새로운 기계채널의 유전자를 찾아내는 연구가 절실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영희)는 감각신경에서 기계적 자극에 의해 열리는 이온 채널인 텐토닌 3(Tentonin 3) 유전자를 근방추에서 최초로 발견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감지하는 이유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부정맥을 비롯해 낭포성섬유증, 근무력증, 발작, 정신질환, 신장결석, 다낭성 신장질환 등 수 많은 질병이 이온채널 이상에 기인한다. 따라서 많은 이온 채널들이 여러 질환치료제 개발의 목표가 된다.
오우택 교수(서울대)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연구는 뉴런(Neuron) 7월 6일자에 게재됐다.
이온채널은 생체막을 관통하는 구멍을 형성해 생체막 내외의 이온을 통과시키는 단백질 분자다. 이온의 이동은 생체에 전기 신호를 발생시키며 신경 세포의 전기적 흥분, 근육 세포의 수축 등 많은 신호 전달에 관여하고 작용한다.
이온채널 중 기계채널은 세포에 기계적 자극이 가해질 때 열리는 이온채널로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는 분자 센서다. 기계적 자극은 촉각, 진동, 움직임처럼 외부적인 자극과 근육의 수축정도, 뼈의 움직임, 허파 팽창, 혈압의 높낮음과 같은 내부의 자극을 포함한다.
이렇게 다양한 기계적 자극에 비해 현재까지 발견된 기계 채널은 피에조 1, 2 (Piezo 1, 2) 채널 단 한 가지다. 포유동물에 한해서는 피에조 채널만이 유일하게 기계적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다.
피부의 메르켈(Merkel) 세포에서 촉각을 담당하는 피에조 채널만으로는 다양한 기계적 감각을 매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감각신경에서 발현되는 새로운 기계채널의 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몸의 감각계 중 고유 감각은, 몸 위치에 대한 감각으로, 우리 몸이 어떤 자세인지 어떠한 움직임을 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감각이다. 이는, 골격근에 있는 근방추 내부의 가는 근섬유를 감아 돌고 있는 감각신경이 근육의 길이변화를 감지해 인식한다.
텐토닌 3, 근방추 기능에 필요한 기계 채널 증명
연구는 감각신경에서 기계채널을 찾아내기 위해, 유전자칩과 생물정보학을 이용해 수십 개의 후보 유전자를 선정 후, 이들의 유전자를 억제했을 때 기계적 자극에 의해 나타나는 전류반응이 얼마나 저해 되는가를 관찰했다.
그 결과 기계 채널인 텐토닌 3을 발견했다. 또한 면역조직 염색법 결과 텐토닌 3은 근육 세포 내에 있는 근방추에 위치한 신경에서 강하게 발현됐음을 확인했다.
텐토닌 3 유전자가 결손된 돌연변이 쥐에서 근방추의 신경활성정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비정상적인 걸음걸이가 나타났다. 이는 근육의 근방추로부터 오는 고유감각 신호(propriocepton)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운동조정에 문제가 생긴 것에 기인한다. 이는 텐토닌 3이 근방추 기능에 필요한 기계 채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계 채널인 텐토닌 3을 발견하고 유전자의 특징을 규명함으로써 근육수축에 의한 근방추 신경 흥분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근방추의 기능이 서로 다른 근육의 조정과 근육이 다쳤을 때의 운동재활에 필수적임을 밝혀냄으로써 운동관련 질환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 채널의 작용이 근방추 기능에 국한 된 것이 아니고 물리적 신호가 기능에 영향을 주는 혈압의 조절, 허파 생리, 통각 및 뼈의 성장 등에도 활용되리라 기대된다.
오우택 교수는 “이 연구는 텐토닌 3 유전자가 결손된 돌연변이 쥐 실험을 통해 텐토닌 3이 근방추로부터의 고유 감각 신호를 제대로 감지해 근방추 신경을 흥분시키는 이온채널의 유전자임을 증명함으로써 우리 몸의 팔, 다리 자세의 고유 감각 기능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신전반사 등의 근육 관련 현상이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 효과에 대한 분자적 규명과 재활 방법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기계감각이 중요한 것만큼 이를 매개하는 이온채널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하게 여겨 오래 전부터 연구해 왔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기계채널 유전자를 찾는 것이 너무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학생이나 연구원들이 기피했다. 그 중에서도 저자인 홍규상 학생이 제안을 받아들여 연구를 한 결과 예상대로 찾을 수 있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했는지?
▲어려운 난제임에도 이에 대한 고민과 실험을 꾸준히 반복하면 결국 해결된다는 것을 배웠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새로운 이온채널의 유전자를 찾는 것이 짚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어렵다고 함. 그 중에서도 특히 기계채널을 찾는 것은 더욱 힘 듬. 따라서 이것을 발견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텐토닌3의 기능이 근방추 기능에 국한돼 있지 않고 아직은 밝히지 못한 많은 기계감각 기능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텐토닌3의 다른 기능을 연구하고 싶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기계채널 유전자를 밝히려다 2008년엔 아녹타민1이란 염소이온채널을 발견(Yang, 2008 Nature)했다. 아녹타민1은 염소이온채널로서 몹시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매개하는 이온채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