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문 고급 주방가전 기업인 데이코(Dacor)를 인수했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데이코를 약 1억5000만 달러(약 16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조 단위 영업이익을 올릴 정도로 생활가전과 TV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를 통해 북미 및 유럽 업체들의 전유물이던 빌트인 시장으로까지 확장, 럭셔리 가전사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데이코는 1965년에 설립된 미국 캘리포니아 인더스트리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로,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주택·부동산 관련 시장(빌트인)에서 럭셔리 가전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스탠리 조셉이 설립한 뒤 3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가전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현재 데이코 제품에는 르 꼬르동 블루가 인정하는 'Seal of Excellence' 마크가 달려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생활가전 시장이 연 평균 4% 성장해 2020년까지 약 3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주택 부동산 관련, 즉 빌트인 시장은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북미 럭셔리 가전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왔다. 데이코 인수를 통해 2만 달러 이상 럭셔리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사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럭셔리 가전의 중요도가 큰 주택 및 부동산 관련 B2B 사업 경쟁력을 높여 기존 가전 시장에서의 리더십에 안주하지 않고 북미 생활가전 사업의 지속적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북미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그동안 취약했던 B2B 가전 시장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코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코 CEO 척 휴브너는 "삼성의 시장 리더십과 경쟁력이 데이코 브랜드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이 럭셔리 시장에서 고객과 유통 파트너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도 "이번 인수계약은 미국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럭셔리 가전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미국 주택 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 시장에서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통 인프라 구축, 인력 확충 등 지속적 투자를 해 나갈 계획이며,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혁신 역량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더해 톱 가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최첨단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인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내놓는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난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대표 가전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GE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에 인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