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로 7월 수입물량 석 달 만에 하락
수출물량 증가에도 수출금액 감소 현상 지속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논란 여파로 국내 수입물량이 타격을 입었다. 수입자동차를 포함한 수송장비 수입물량이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며 지난달 수입물량지수가 석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6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117.93으로 전년 동월 대비 4.9% 하락했다. 지난 5월(2.2%)과 6월(2.3%)에 상승세를 보이다 석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수송장비 수입물량지수는 171.21로 작년 동월 대비 13.2% 줄었다. 이는 지난 2009년 10월(-17.6%)이후 가장 크게 감소한 수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석유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문에서 줄었지만 특히 전체 수입물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승용차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폭스바겐의 국내 판매중단 여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입자동차 인기에 수송장비 수입물량은 지난 2014년 2월 이후 20% 전후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폭스바겐 압수수색 영향으로 올 3월 2년1개월 만에 8.6% 가량 줄었다. 또 판매중지로 사태가 악화되면서 물량 지수도 크게 꺾였다.
이 관계자는 "수송장비 내 자동차 비중이 수입금액 기준 40% 정도인데, 수입차 중에서도 폴크스바겐은 4분의 1과 3분의 1 사이의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폭스바겐 사태로 수송장비 부문에서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수입물량지수를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수입물량 감소에는 일반기계(-17.5%)와 전기ㆍ전자기기(-5.0%), 정밀기기(-5.2%)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석탄ㆍ석유제품은 1년 전보다 9.0% 증가했다.
7월 수출물량지수는 138.61로 전년 동월(138.53) 대비 0.8% 상승했다. 수송장비와 일반기계 등이 감소했지만 전기 및 전자기기, 화학제품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출금액지수는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1년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상품에 대한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0.09로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 낙폭이 커 지난해보다 0.4% 상승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9.74로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상승해 1.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