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휴대폰, 로봇, 자동차 등 첨단분야에서 중국산 브랜드(제품)가 자국내수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개인용 드론(무인기)과 신에너지 자동차는 중국 시장 석권을 넘어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면서 ‘외자기업이 선도하는 중국경제’라는 말은 사라지고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에 ‘외국자본 유치형 성장전략’을 견지해온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내수시장 선도자로 로컬 기업이 빠르게 떠오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1994년부터 해외 완성차 업체가 중국 진출(생산) 시 중국기업과 반드시 합작해야 하며, 합작 지분도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정책을 실시해 기술이전을 도모하면서도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진입을 허용했다.
중국은 지역별 외국인투자 유치 규모를 담당 공무원의 실적에 반영해 포상과 승진 등 인센티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자유치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동부 연안지역의 경제가 발전하고 자동차, 휴대폰 등 첨단산업의 중국내 생산 및 판매가 크게 증가하게 됐다.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외국기업들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중국 수출을 선도하는 가공무역이 크게 발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인(중국기업)에 의한 중국경제’의 기틀이 다져지면서 로컬기업들이 중국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첨단 분야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전체 내수에서 50%를 넘는 분야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 북경지부가 내놓은 ‘중국내 첨단제품 시장에서 중국굴기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외자 유치형 성장전략’에 힘입어 첨단 제품군에서 외국제품 일색이었으나 최근에는 휴대폰, 자동차, 평판TV, 드론, 로봇 등에서 중국 브랜드가 자국 내수시장을 과점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휴대폰과 평판TV다. 휴대폰은 올해 상반기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시장에서 로컬 브랜드가 88.9%를 점유해 2007년(48.0%)과 완전히 다른 시장이 전개되고 있다. 평판TV도 올해 상반기의 시장점유율 85.0%를 기록해 외국제품의 설 땅이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도에 중국기업의 평판TV 점유율은 60%에 불과했다.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는 일반 승용차는 올해 상반기(판매량 기준)에 중국시장에서 로컬 브랜드가 42.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50%대 도달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중국로봇산업연맹(CRIA)은 2015년도 기준으로 중국시장에서 총 6만8천459대의 산업용 로봇이 판매됐으며, 그 중 로컬브랜드 비중은 32.5%로 2013년(26.0%) 이후에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유망산업으로 부상한 전기차 등 신에너지분야와 민간용 드론에서의 중국 브랜드 약진은 압도적이다. 올해 상반기에 총 12만 대의 신에너지 승용차가 중국시장에서 판매됐는데 이 중에 중국 로컬 브랜드가 97%에 도달했다.
중국 내 신에너지 승용차분야 대표선수인 비야디(BYD)는 2015년도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4.7% 증가한 6.2만 대로 닛산, 테슬라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 소재한 DJI(大疆创新)는 2015년 기준으로 세계 개인용(단가 400~1,500달러 수준) 무인기 시장에서 7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는 400개의 무인기 관련 기업이 활동하면서 민간용(개인용) 무인기 분야의 ‘세계 탑10’ 중 5개가 중국기업일 정도다.
‘중국기업에 의한 중국경제’가 기틀을 다지면서 로컬기업들이 중국 내수를 뛰어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수출의 절반 이상을 견인하던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출 비중이 점차 하락해 2012년부터 역전됐다. 외자기업 수출비중이 2010년에는 54.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2015년에는 44.2%로 대폭 하락했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 최용민 지부장은 “중국 기업들이 원가경쟁력에 품질 및 기술경쟁력을 더하면서 첨단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중국 브랜드의 중국내 독과점을 걱정할 단계에 도달해 있다”면서 “앞으로는 전 산업에서 마케팅 네트워크 공유, 수출과 투자의 공동 프로젝트화 등을 통해 중국기업과의 협력(With China)을 우선 고려하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