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어릴 적 뜻하지 않은 사고로 평생 왼쪽 다리에 3급 장애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장애는 입을 수 있다. 장애는 갖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비결이 뭐냐고? 별거 없어, 나 너 이렇게 선 긋지 않고 ‘우리’로 사는 거지. ‘나’ 일 때는 극복할 수 없는 게 ‘우리’일 때는 채워지더라니까. 우리로 사는 거? 돕고 사는 거지. 형편을 만들어서 돕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형편에 맞춰 돕는 거야. 내게 주어진 시간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하루 24시간이고, 세끼 밥 먹고 시간되면 자는 것도 똑같아. 시간이 남아서 돕는 게 아니야. 마음과 결단의 문제지.” 아버지는 은퇴 후 23년간 대전시청에서 민원 자원봉사 1만 시간 활동, 재활용품 자원봉사를 통한 수익금 6천200만 원을 전액 소외계층 학생 274명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등 자원봉사와 기부활동에는 그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몸소 실천하고 계십니다.
#. 가장 큰 보람이라. 딸이 중2때던가. 엄마아빠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2016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국민훈장 석류장 황국성(59))
시골 작은 중화요리집 주방에서 요리 중인 청년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단골 아주머니. 어느 날 청년에게 “총각, 참한 아가씨가 있는데 선보지 않겠어?”라고 말했습니다. 1982년 12월 14일. 가진 것 하나 없던 청년이 결혼을 합니다. 신부는 선을 통해 만난 아가씨. 장모님은 신부를 소개해준 아주머니였습니다. “가진 게 없으면 어때. 내가 지켜봤어. 사람이 됐더라고. 그거면 다 갖춘 거야.” 부부는 20여 년간 저소득층 아동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꿈 기부’와 장애인을 위한 짜장면 나눔 활동을 펼치며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자원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이라. 글쎄요. 아. 딸이 중2때던가. 엄마아빠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어찌나 기쁘던지. 우리 부부가 아이에게 선한 영향력을 준거잖아요.” 23살 청년 황국성 씨를 지켜보던 눈, 그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부부의 삶과 대를 이은 자식들의 삶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 남? 그런건 모르겠고 어리고 돌봄이 필요하면 다 내 자식인 것이지(2016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국민포장 허선자(81))
어느 날 날아온 편지 한 통. “집 나간 엄마, 아빠는 고엽제 피해로 혼자서는 대소변도 못 가리시는 그런 상태로 누워만 계셨습니다. 소녀가장의 짐. 제겐 너무나 무겁고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웠어요. 할머니를 만나기 전까지는 요.” 편지의 주인공 전지영(가명) 양에게 매달 후원금을 보내고 집 청소와 밑반찬을 만들어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고 아버지의 대소변까지 받아내는 헌신적인 봉사를 하신 분. “남? 그런 건 모르겠고 어리고 돌봄이 필요하면 다 내 자식인 것이지.” 지영 양이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던 고마운 분은, 22살 어린 나이부터 58년간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계신 허선자님. 공식 집계 봉사시간만 20,548시간. 지금도 허선자님의 시계는 멈추지 않습니다. 허선자님과 같은 분의 공통점이라면, ‘자신이 한 일을 드러내지 않는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비추는 빛은 감출 수 없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극화 등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제의 격랑 속에서도, 이웃과의 정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그들이 우리사회의 등대가 돼 어두운 곳을 구석구석 밝혀주고 있다.
1년 365일, 하루가 멀다하며 자원봉사에 헌신하는 생활 봉사자인 그들은, 한 평생 남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행정자치부가 우리 시대 숨겨진 영웅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모아 ‘2016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 스토리북을 발간했다.
고령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재활용품 자원봉사 수익금으로 소외계층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1만 시간의 민원 봉사활동을 펼쳐, 지난해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한 대전 정희경 씨(90)를 비롯해, 부부가 함께 20여 년간 소외계층을 위한 짜장면 나눔 활동과 저소득 아동들을 후원하는 ‘꿈 기부’ 활동을 펼친 경북포항의 황국성 씨(59), 58년간 봉사활동을 펼쳐 공식 집계만 20,548시간인 경남밀양의 허선자 씨(81) 등 자원봉사자 25명의 삶이 녹아있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숨은 천사’들의 삶은 각박해진 우리사회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며,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이 계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