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혁신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애플에서 내놓은 모바일 결제서비스 애플페이가 중국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이에 중국시장 특성을 반영한 현지화 서비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KOTRA 상하이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규모가 거대하면서도 성장속도가 빨라 모바일 결제수단 등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지난해 미국의 총 모바일결제 금액은 1천120억 달러로 전년대비 39% 증가한 반면, 중국은 38조6천억 위안으로 같은 기간 200% 증가했다.
중국의 한 매체는 은행카드에 애플페이를 연결한 소비자 비율은 4% 이내로 300만 명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거대한 중국의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애플페이는 왜 약세를 보이고 있을까. 상하이 무역관은 ▲중국 현지의 강력한 경쟁상대 ▲미국과 다른 정책 ▲낮은 접근성을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즈푸바오와 위챗페이 두 결제수단의 시장점유율은 91.12%에 달했다.
이에 비해 에플페이는 여타 모바일 결제앱 대비 배경과 보급력에서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애플페이는 애플 휴대폰에만 있으며 어느 휴대폰에나 설치가 가능한 다른 결제앱 대비 사용자 수가 제한적이다.
또한 애플페이는 미국과 중국에서 다른 정책을 펼쳐 중국 소비자들의 주목을 끄는데 실패했다. 미국에서는 애플페이로 결제할 시 캐시백을 10%씩 지급했지만 중국에서는 캐시백 정책을 아예 펼치지 않았다.
아울러 접근성이 낮은 것도 한 몫 한다. 위챗페이나 즈푸바오는 단순 결제 외에도 계좌이체를 포함한 기본적인 금융 업무, 쇼핑 시 혜택 제공, 수도세·전기료 납부, 영화티켓 구매, 복권 등 사용 범주가 넓다. 그러나 애플페이는 계좌이체 기능조차 없어 외면받고 있다.
KOTRA 상하이 무역관 측은 “애플페이의 운영방식 및 서비스 내용과 중국 모바일결제 앱 서비스 내용을 비교할 때 애플페이의 약세는 불가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며 “소비자 니즈를 외면해 강점을 약점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임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애플페이에게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화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다 많은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