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역사, 공항의 IT 터줏대감 ‘자동출입국심사대’

[산업일보]
공항의 보안은 사람뿐만 아니라 기계도 책임지고 있다. 자동출입국심사대가 2008년 처음 인천공항에 도입된 이후 10년이 흘렀다. 각종 테러와 분쟁 속에 내국인과 외국인이 출입하는 공항의 보안에 대한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제2의 공항 보안관,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취재했다.



자동출입국심사대는 여권정보와 생체정보(지문, 안면)을 기기에 입력하면 신원확인이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8년 6월 말 국내 최초로 인천공항에 자동출입국심사대 20대를 설치했다. 지금까지 전국 8개 공·항만에 169대를 확대·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124대가 배치돼 있다.

자동출입국심사대 이용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자동출입국심사대 전체 이용률 약 30.6%(2천 460만 명), 국민 이용률 44.5%(2천 381만 명)이었다. 2018년의 경우 6월말 기준, 올해 전체출입국자의 36%(1천 580만 명)가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했다. 국민의 경우는 도입이후 처음으로 50%이상(1천 537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용 절차 방식을 간소화해 2017년 3월부터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19세 이상의 국민이면 누구든지 사전등록절차 없이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대학생 정구환(21)씨는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해본 적이 있는데, 기다리는 일이 없어 편리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기존 출입국 심사대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자동출입국심사에 사전등록이 필요없다는 것을 안내받은 후 자동출입국심사대로 옮겨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구환 씨는 이어 “그러나 보안상의 문제가 있지 않나 의심이 들 때가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오히려 사전등록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절차를 거치면 신원확인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피력했다.

여행객 지현구(39)씨는 “아직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기존의 사람이 해주던 심사와 비교해보면 좀 더 편리할 것 같다”며 “기존의 출입국 심사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지만,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한다면 심사 시간이 줄어들어 효율적일 것 같다”라고 제시했다.

지현구 씨는 “그러나 사람이 심사하는 출입국 심사 시스템도 좋다. 심사관이 직접 여권 사진과 사람을 대조하기 때문에 여권 위조나 도용을 더 방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자동출입국심사대가 설치된 지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자동출입국심사대의 보안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올해부터 자동출입국심사대의 기술이 상향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어 “심사 없이 앞사람을 따라 게이트를 통과하는 '테일 게이팅'(2인 진입)을 감지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특히 여객이 이동하는 동안 카메라가 자동으로 여객의 얼굴과 전자여권상 사진을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워크 스루(walk through)' 시스템도 운영돼, 여객이 멈춰선 뒤 사진을 찍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고 제시했다.

한편, 지난 11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시연회를 가진 안내 로봇 ‘에어스타’가 조만간 실제로 현장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항의 자동화 물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자동화는 사람이 하던 일들을 기계가 대신 처리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기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의 유출 위험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자동화의 양면성을 공항 관련 부처가 어떻게 대처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