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달걀을 깨거나 돌리지 않고 세울 수 있을까? 세우는 것을 넘어 자기 부상까지 할 수 있다면?”
달걀은 밑바닥이 둥글기 때문에 바로 세우기가 쉽지 않다. 순간적으로 멈춰 세웠다 해도, 무게중심이 높고 밑바닥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옆으로 쓰러질 수밖에 없다.
달걀 세우기가 유명해진 데는 과거 신대륙을 발견했던 콜럼버스가 달걀의 한쪽 끝을 살짝 깨서 달걀을 세웠던 일화에서부터 시작됐다. 계란을 깼기 때문에 세우기에 성공했다는 의미보다는, 기존의 갇혀 있는 사고를 뛰어 넘어, 발상의 전환과 혁신의 중요성을 알렸다는 콜럼버스의 교훈적인 측면이 보다 강조된 사례다.
이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혁신을 보이기 위해 계란 세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천재 과학자인 ‘니콜라 테슬라’가 회전하는 자기장으로 계란을 돌려서 세운 방법, 그리고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원심력이 지면과 수직인 적도에서 계란 세우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 달걀을 깨서 세운 콜럼버스와 회전해서 세웠던 테슬라를 한 차원 넘어선 신개념 달걀 세우기 기술이 나왔다. 한국전기연구원 SNS 채널을 통해서도 ‘초전도 계란 세우기’ 국·영문 영상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이 세계 최초로 초전도 기술을 활용, 계란 세우기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계란을 깨서 세웠던 콜럼버스와 회전 자기장으로 계란을 돌려서 세웠던 테슬라의 수준을 뛰어 넘어, 초전도 기술로 계란을 세우는 것은 물론 공중부양까지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KERI에 따르면, 최규하 원장을 비롯한 실험팀(혁신기술지원실, 대외협력실)은 ‘초전도’라는 특수한 전자기 현상을 활용하면 계란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초전도(Superconductivity)’는 금속 등의 물질을 일정 온도 이하로 냉각하면 갑자기 전기저항을 잃고 전류를 무제한으로 흘려보내는 현상이다. 초전도체(초전도 상태가 된 물질)는 내부로 자기장이 통과하지 못하고 밀려나는 일명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라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자석 위에 초전도체를 갖다 대면 공중부양을 하는 신기한 현상이 발생한다.
실험팀은 이러한 초전도의 특성을 생각하며, 달걀 밑에 자석을 접착제로 붙인 뒤, 이 계란을 액체질소로 냉각된 초전도체 위에 올려보았다. 그 결과 초전도체 특유의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로 달걀이 서는 것은 물론 공중부양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KERI 최규하 원장은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계란 세우기를 시도했지만, 초전도 기술을 활용해 계란을 세우는 것을 넘어 자기부상까지 성공시킨 사례는 KERI가 최초”라고 밝히며 “이렇게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첨단 전기기술이 미래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여름철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낙뢰 사고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교육영상 3편(낙뢰의 원리, 낙뢰를 피하는 3가지 방법, 낙뢰사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제작, SNS 채널에 게재 및 전국 교육청 및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했고, ‘나라별 콘센트 모양이 다른 이유는?’이라는 주제의 과학 콘텐츠는 온라인 조회 수 20만 명을 돌파했다.
한편, 이번 ‘초전도 기술을 활용한 계란 세우기’ 실험의 과정이 담긴 콘텐츠는 국·영문으로 제작, SNS 채널에 게재하면서 화제가 됐고, 이 같은 전기기술 관련 궁금증을 풀어줘 지난해 ‘대한민국 SNS 대상’, ‘대한민국 인터넷소통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