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내 코로나 19 확산으로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다. 사실상의 이동 제한을 의미하는 3단계 격상은 피했지만,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은 국내 경제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음식점 및 카페 등의 영업 제한은 서비스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져 3분기 GDP 성장률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행 역시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인해 올해 GDP 성장률을 기존 -0.2%에서 -1.3%로 1.1%P 대폭 하향 조정했다. 비관 시나리오의 경우 금년 성장률은 -2.2%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코로나 19 확산 속에 원화 강세의 의미는?’ 보고서에 따르면, 주목할 것은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 시나리오 전제조건이다. 기본 시나리오의 전제조건은 “금번 코로나 19 재확산이 연초와 비슷한 시기 동안 지속되고 이후에는 국지적 확산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비관 시나리오는 “금번 코로나 19 재확산이 겨울까지 이어질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결국 코로나 19 가 얼마나 통제될 수 있을지가 경기사이클을 결정할 것임을 의미한다.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 현재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코로나 19 상황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이런 측면에서 금주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상황은 녹록하지 않지만, 금주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둔화한다면 거리 두기 2.5 단계 격상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고 경기사이클 역시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다행히 31일 0시 기준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는 248 명으로 다소 둔화됐다. 거리 두기 2.5 단계 격상이 금융시장에는 악재지만, 거리 두기 격상을 통해 코로나 19 상황이 재차
통제된다면 미국 사례에서 보듯 금융시장에는 단기적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 흐름은 유지하고 있다. 지난 29일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NDF 원/달러 환율은 3.6원 하락했다. 27일 원/달러 환율 종가가 1,184.3 원임을 고려할 때 1,170 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거리 두기 2.5 단계 격상이라는 악재에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우호적인 대외금융시장 여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 연준의 정책 스탠스를 우선 지적할 수 있다. 잭슨 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평균 물가 목표제 도입을 시사했다. 미 연준은 코로나 19 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상당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을 용인하는 평균 물가 목표제를 도입했다.
평균 물가 목표제 도입은 미 연준이 성장, 즉 고용회복을 위해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확대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특히 위험자산에는 호재이다. 더욱이 미 연준의 강력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달러화 약세도 용인할 수 있음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물가 압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달러화 약세가 일정 부문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 연준의 평균 물가 목표제 도입은 미국 금융시장에도 호재이지만 달러화 약세를 등에 업을 수 있는 이머징 시장에도 큰 호재로 평가된다.
위안화 강세 현상도 중국을 포함해 이머징 시장에는 긍정적 현상이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위안화 초강세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위안화 강세는 글로벌 코로나 19 확산 속에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중국의 코로나 19 확산 통제와 이에 따른 경기 회복 흐름 지속을 반영하고 있다.
앞서 미 연준의 평균 물가 목표제 도입에 따른 달러화 약세와 더불어 위안화 강세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시장 선호 현상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모멘텀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할 수 있는 우호적 대외 여건은 아베 총리 퇴진, 즉 아베노믹스 종료이다. 아베 총리 퇴진이 일본은행의 유동성 정책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겠지만 당분간 정책적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이다. 특히 아베노믹스의 종료는 단기적으로 엔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달러화의 또 다른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주목할 것은 엔화 강세, 즉 원/엔 환율 하락이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다. 여기에 아베 총리 퇴진에 따른 한-일 관계 개선 기대감 역시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가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연구원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거리 두기가 격상되는 악재 속에 원화 강세 현상은 대외 여건이 더욱더 우호적임을 시사한다”며, “또한 국내 코로나 19 상황이 최악으로 가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시장 역시 미국과 유럽처럼 코로나 19 추이에 다소 둔감한 반응을 보일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