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타 국가에 비해 디지털 전환이 다소 늦었던 일본의 금융업에서 최초의 디지털 뱅크 서비스가 개시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 '일본 최초의 디지털뱅크 ‘모두의 은행’ 개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후쿠오카 금융그룹 산하의 자회사인 '모두의 은행'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두의 은행은 은행 점포나 웹페이지 방문 없이 스마트폰 앱 하나로 이용 가능한 디지털 은행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모두의 은행은 예금계좌 개설과 함께 가상직불카드 발행이 가능하며 전국 2만5천여 개 세븐은행 ATM에서 QR 코드 인증을 통해 입출금과 송금을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인터넷 은행과 달리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뱅킹시스템을 활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일본 핀테크 회사인 Money Forward의 스크래핑 기술을 통해 타 금융기관의 계좌잔고, 신용카드, 전자화폐 등 입출금 및 사용 내역과 출금예정액, 교통카드 이용 내역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를 대상으로 설계됐다. SNS와 같은 UI/UX 설계, 그래픽을 활용해 기존 은행의 딱딱함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편의성과 친근함을 높이고 있다. 거래내역을 단순 메모가 아닌 해시태그(#)로 분류해 취합한 후, 그래프를 통해 자산변동의 시각화를 돕는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아울러 일반기업과도 연계해 소매업체나 여행업체 등에서 상품 구매 시 즉시 계좌개설 및 대출이 가능하고, 여행 중 전 세계 가맹점에서 가상직불카드를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국내 금융사 역시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기존 인터넷뱅킹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황성영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사가 핀테크·빅테크 기업이 주도 중인 디지털뱅킹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금융사 특유의 경직된 문화를 개선하고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2~3년간 일본 정부는 '캐시리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금 선호가 강한 일본의 특성상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이 다소 늦은 편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비현금 결제율은 95%인 한국에 비해 20%에 그치며, 디지털뱅킹 이용률은 7%로 세계 최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