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협동 로봇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로봇은 빠르고 정밀한 작업 등을 수행하며 생산성을 높이지만 작업자와 공간을 공유할 시 사고 위험성도 상존한다.
현재 산업용 로봇을 활용하는 기업은 작업자와 공간을 분리하는 안전펜스를 필수로 설치해야 한다. 반면, 협동 로봇은 작업자와 협업을 목적으로 제작한 로봇이기에 안전펜스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협동 로봇 안전 솔루션, 스스로 위험 인지해 작업 속도 제어
㈜세이프틱스(SAFETICS)는 최근 협동 로봇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스스로 위험을 인지해 작업 속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협동 로봇 안전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사람과 로봇이 함께 작업하는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 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
세이프틱스 신헌섭 대표는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는 협동 로봇은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협동 로봇 안전 솔루션은 로봇 구조 및 역학 정보, 충돌 시나리오 등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협동 로봇의 안전성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존 협동 로봇 안전성 평가는 인체모형이 로봇에 충돌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힘과 압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일정한 조건과 상황에서 적합한 평가일 수 있으나 다양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보완할 부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동, 적재, 조리 등 협동 로봇의 사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충돌 실험만으로는 로봇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한계가 명확한 충돌 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로봇공학, 충돌역학, 인체역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협동 로봇 안전 솔루션을 개발했다”며, “이 기술을 통해 협동 로봇은 충돌 시나리오를 검증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동 로봇을 사용하는 경우 센서로 작업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도 한다. 작업자가 협동 로봇 반경 2m 이내에 접근하면 센서가 감지해 협동 로봇이 작업을 멈추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해야할 숙제는 남아있다. 로봇을 멈추면 생산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오차, 사각지대, 반응시간 등 센서로 감지할 수 없는 영역이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충돌 안전 표준을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기술의 부재로 인해 협동 로봇에 안전펜스나 센서를 설치하는 상황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협동 로봇을 ‘협동’ 로봇답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세이프틱스는 협동 로봇 안전 솔루션을 국제표준기구(ISO)에서 소개했으며 유니버설 로봇, ABB 등 글로봇 로봇기업에게 ‘The super solution’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8월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협동 로봇 설치작업장 안전 인증도 획득했다.
“협동 로봇, 사람과 로봇의 공간 공유 패러다임 전환”
글로벌 연구기업 인터랙트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협동 로봇 시장은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협동 로봇 매출액은 2028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로봇 시장의 15.7%인 19억4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로봇산업은 산업용 로봇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서비스 로봇, 이동형 협동 로봇으로 발전 중”이라며, “로봇과 사람의 물리적 접촉량이 증가하는 공존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동 로봇을 계기로 사람과 로봇의 공간 분리에서 공간 공유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면서 “협동 로봇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