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면...’
가족, 친구, 연인 등을 떠나보낸 이들은 품어본 적 있는 소망일 것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시대의 초입에 서있다.
세상 떠난 유명 아티스트, AI 기술로 다시 무대서 감동 선사
실제로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얼라이브’에서는 가수 울랄라세션의 리더였던 고(故) 임윤택이 AI 기술로 복원된 모습이 공개됐다.
AI 기술을 접목한 영상, 음성합성을 통해 복원된 임윤택은 위암을 앓기 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울랄라세션 멤버들, 가수 이승철과 함께 ‘서쪽하늘’ 무대를 마쳤다.
큰 이질감 없이 생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난 임윤택의 모습과 목소리는 그의 가족과 동료,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임윤택 이전에도 故김현식, 故신해철 등의 유명가수는 홀로그램 콘서트에서 디지털 기술로 복원돼 그리워하는 팬들의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AI 기술이 복원한 고인, 긍정적 측면만 볼 순 없어
다만, 이를 보는 사람들이 느낀 ‘뭉클함’과는 별개로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원을 되살리는 일에는 윤리적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긍정적인 의도로 기획된 프로그램일지라도, 상업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무시할 수 없다.
AI로 고인의 생전 모습을 복원하는 것에 대한 당사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점도 생각해볼 문제다. 또한 디지털 기술로 되살아난 고인을 보며 위로받는 것은 정작 ‘산 사람들’만을 위한 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처럼 현재는 유명인을 되살리는 시도들이 조명을 받고 있지만,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수요가 높아지면서 향후에는 일반인 대상의 ‘고인 복원 서비스’도 하나둘 나올 예정이다.
실제로 국내의 한 AI 휴먼 개발 기업 관계자는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AI 기술을 통해 고인의 생전 모습을 복원해 추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고인에만 국한하지 않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수요자를 대상으로 AI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디지털 휴먼 등의 AI 기술을 직접 구현하다 보니 사회적 책임도 따르는 것 같다. 현재는 AI 휴먼의 경우 이름 앞에 ‘AI’를 필히 표기하도록 한다든지, 무료 딥페이크 판별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안전장치 보강에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휴먼, 그중에서도 실존했던 이를 되살리는 일에는 그 감동만큼이나 큰 신중함과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