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 이산화탄소(CO₂), 일명 드라이아이스를 활용해 세정 및 세척하는 드라이아이스 세척기는 선박에 있는 따개비를 부실 때 사용하는 등 용도가 한정적이었으나, 최근 기술 개발을 통해 반도체, PCB, 디버링, 미세 필름 등 정밀한 세정이 필요한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4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진행 중인 ‘한국전자전 2022(KES 2022)’에 참가한 특수세정·세척 전문기업 이에스지(ESG)는 드라이아이스를 정밀하고 부드럽게 도포해 반도체, 웨이퍼, PCB 등 전자 부품 세정과 디버링 작업에 사용 가능한 정밀건식세정기 EDS 시리즈를 개발했다.
이에스지의 정진호 과장은 “마이크로 단위로 갈라진 드라이아이스를 고압·고속으로 제품 표면에 분사해 승화를 일으키면 표면의 이물질들이 견디지 못하고 탈락하는 원리의 세정기로 2020년 국제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PCB(인쇄 회로 기판) 등의 플럭스를 제거하려면 독한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화학 약품으로 하는 세척 방식은 환경과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정부의 제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정진호 과장은 “정밀건식세정기는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표면에 약품을 남기거나 2차적인 오염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 표면의 수분까지 함께 뺏어가 빠른 건식 세정이 가능하다”며 “탄산음료 등에 들어가는 가스인만큼 인체에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밀건식세정기를 테스트한 한 국내 대기업이 경제성을 검토한 결과, 기존 작업자가 세척하는 방식보다 7배 가량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했다”면서 “PCB 플럭스 제거 작업을 두고 고생했던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한국에서 직접 제조해 중국, 베트남, 태국 등에도 대리점을 두고 수출하고 있다”고 했다.
기기에서 분사하는 드라이아이스 또한 석유 정제 시 버려지는 가스를 재사용해 만들어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했고, 최근 세차장이나 식판 세척 용도로도 검토한 사례도 있다.
정 과장은 “지금은 PCB나 정말 디버링 분야에 집중을 하고 있을 뿐이지, 적용 가능한 산업 범위가 매우 넓다”며 “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인 후 해외 시장에 더 진출 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기기 자동화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주관하는 KES 2022는 오는 7일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