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과거 한국이 놓쳤던 기회가 약 20년 만에 돌아왔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2030년에 ‘잃어버린 10년’ 얘기를 하게 될 것”
구독자 281만 명 이상을 보유한 채널 ‘슈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경제 유튜버 슈카가 4일부터 진행 중인 ‘서울 핀테크 위크 2023 (SEOUL FINTECH WEEK)’의 오픈토크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핀테크의 변곡점은 올 것인가: 핀테크 레이스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해당 오픈토크에서 슈카는 “국내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이 2017년 등장했지만, 늦은 시기였다.”라며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은 15년 전부터 있던 말이었지만, 우리의 산업구조 전환이 늦었다.”라고 의견을 내놨다.
동남아시아 최대 은행인 DBS은행(DBS Bank 또는 The Development Bank of Singapore Limited, 싱가포르개발은행)은 유로머니지(紙)가 선정하는 ‘월드 베스트 디지털 뱅크( World’s Best Digital Bank)’에 수차례 선정됐다.
슈카는 “싱가포르에 본점을 두고 있는 DBS은행은 1968년에 설립”됐다며 “이렇게 오래된 은행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디지털 은행으로 손꼽히게 됐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2009년 DBS은행에 새로운 CEO 피유시 굽타(Piyush Gupta)가 취임했다. 굽타 CEO는 빅 테크들이 금융업에 진출할 것이며, 이로 인해 은행업이 새롭게 정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슈카는 전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굽타 CEO는 ‘고객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한 슈카는 “'Live more, Bank less'라는 슬로건을 통해, 고객의 삶에 더 밀착하고 은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대두되는 빅블러(Big Blur)라는 개념을 10여 년 전에 굽타 CEO가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진 슈카의 해설에 따르면, 당시 동남아시아 고객의 74%는 ‘은행에 가느니 치과에 가겠다’라고 할 정도로 은행 업무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DBS은행과 굽타 CEO는 정제된 고객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자신들의 장점과, 복잡한 서류 작업에 싫증 내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2017년 AI(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했다. 즉, 고객 맞춤형으로 디지털 전환을 이뤄낸 것.
그 결과물로, 'DBS마켓플레이스(marketplace)'라는 어플리케이션이 탄생해 부동산, 주택, 자동차, 여행·레저, 교육, 헬스케어 등 ‘싱가폴 국민앱’으로 자리잡았다.
슈카는 “굽타 CEO는 ‘디지털 립스틱(Digital Lipstick)’을 경고했다. AI, 클라우드, 이런 기술만 도입한다고 디지털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몇 년 전 우리 서울의 목표 ‘금융허브 도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여의도에 빌딩을 지었다,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하는데”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현재 DBS은행의 시가총액은 대략적으로 85조인데, 대한민국 4대 시중은행 총합계는 약 65조”라며 “만약 우리가 핀테크를 빨리 생각해서 제조업 중심인 산업구조를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면 중국발 반도체 위기 등을 좀 더 쉽게 극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는 1차 웨이브를 놓쳐버린 것”이라고 해석한 슈카는 “그런데 2022년 11월 ChatGPT라는 언어모델 AI가 등장했고, 1년도 안 돼 지겨울 정도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라고 밝히며 최근 AI 동향을 나열했다.
9월 19일, 구글(Google)은 AI Bard의 확장판을 공개했다. 문서, 구글지도, 유튜브 등 대부분의 구글 서비스에 적용시켜, ‘Bard를 ‘게임 체인저’로 만들 새로운 혁신’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9월 20일 아마존(Amazon)은 알렉사를 공개하며 ‘핸즈프리’ AI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고, 9월 20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1에 AI를 도입해 MS365 (MS오피스), 그림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조종사’를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9월 28일에는 메타(Mata, 과거 페이스북)가 AI가 장착된 스마트글라스 출시를 예고했다.
“추석 전에 발표된 글로벌 빅테크의 동향만 해도 어마어마한 변화들이 다가오고 있다”라며 “압도적인 AI 경험이 우리 삶을 뒤덮으며,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다.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것”이라고 슈카는 말했다.
그는 “빌 게이츠가 ‘AI 경쟁의 승자는 스타트업과 거대 테크기업 모두 동등한 5:5의 확률을 가지고 있다’라고 예측했다”라고 전하며 “그동안 규제 등의 이유로 지배적 승자가 없어 비어있는 글로벌 금융, 핀테크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슈카는 “10년, 20년 뒤에 삼성전자처럼 한국을 이끌 수 있는 기업을 바란다”라며 “그만큼 영업이익을 내려면 글로벌로 나갈 수 있어야 할 텐데, 핀테크 기업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핀테크 발전을 위해선 반발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한 정책적인 기구, 구성원들의 합의를 위한 태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서울에서 세상을 바꿀 핀테크 기업이 나오길 기원한다”라며 오픈토크를 마무리했다.
한편, ‘서울 핀테크 위크 2023’은 서울특별시의 주최로 동대문디자인파크(DDP) 아트홀 2관에서 6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