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산업의 BIG3를 형성하는 기업들이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중국에 밀려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조선업계의 시선은 BIG3 업체들의 올해 수주 목표치 발표에 집중되고 있다.
3년 연속 2위 차지한 한국 조선업계…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사활’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연간 한국의 선박 누적 수주량은 1천8만CGT((표준선환산톤수·218척)로 중국(2천493만CGT·1117척)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수주 점유율도 전년대비 9%포인트 하락한 24%를 기록해 중국(60%)에 36%포인트 뒤졌다.
이로써 한국은 2021년 중국에 1위를 내준 이후로 3년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 2021년 1위 자리를 꿰찬 이후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며 한국과 거리를 벌리고 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도 신조선가 지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월 첫째주 신조선가 지수는 180.38을 기록해, 평균 140대를 나타냈던 2021년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시장점유율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조선가 지수가 호조를 띄고 있는 것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 규모 보다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영업 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업체의 사업장 별 수주량을 살펴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1060만CGT로 가장 많았고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1010만CGT,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810만CGT 등이 뒤를 이었다.
HD한국조선해양, 한껏 웅크린 목표 수주치 내놓아
한국 조선산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가운데,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자사 소속 조선 3사의 올해 수주계획을 공개해, 삼성중공업의 수주 목표치 발표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목표치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HD한국조선해양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HD한국조선해양 소속 조선 3사 중 현대삼호중공업을 제외한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보다 수주 목표를 축소했다.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수주목표는 각각 72억 달러, 31억 달러로 2023년 대비 23.7%, 16.2% 감소했으며 현대삼호중공업의 목표만 32억불로 23.1% 증가했다 (조선+해양+특수선 기준).
HD한국조선해양 소속 3사가 제시한 목표 중 HD현대중공업의 목표는 2021년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목표는 2021년과 비슷하거나 아예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의 변용진 연구원은 “목표 미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조선사는 통상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라고 전제한 뒤 “조선사들의 2024년 매출은 2023년보다 증가하는 것이 자명하지만 수주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조선협회 관계자는 "선박 수주 전망에 관해서는 협회에서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발주 건수 자체는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