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산업전시회를 취재하다 보면 가만히 앉아 있는 부스를 많이 보게 된다. 휴대폰을 보거나 직원들끼리 커피를 마시는 경우도 많이 목격한다. 참관객은 그런 부스를 그냥 지나친다. 먼저 말을 걸기 부담스러울 뿐더러 방문객에 뜨거운 눈길을 보내는 다른 부스도 많아서다.
전문가들은 부스 상주 인원의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참관객의 관심을 끌어 부스로 유도하는 기술, 짧은 상담으로 잠재 고객을 판별하는 전문적 테크닉 등 부스 직원의 역량이 중요하단 의미다.
효과적인 전시마케팅 방법을 공유하는 ‘산업전시회 참가 가이드’ 그 네 번째, ‘부스 인원 행동 지침’ 편이다.
참관객의 시간을 놓고 벌이는 게임
전시 부스 직원의 역할은 왜 중요할까. 우선 전시마케팅의 특수성부터 짚어보자. 이창현 전시컨벤션경영연구소 소장은 “산업전시회는 ‘참관객의 시간을 놓고 벌이는 게임’”이라고 말한다.
“전시마케팅은 ‘액티브 쇼 아워(Active Show hour)'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참가 업체와 참관객이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는 시간이죠. 전시회가 10시부터 5시까지 7시간 열리면 오픈 후 1시간과 종료 전 1시간을 뺍니다. 실제 적극적으로 활동할 시간은 하루 5시간이죠. 4일을 참여해도 20시간 밖에 안 나옵니다. 그 안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끝나는 게임입니다.”
전시회가 3~4일 열리더라도 실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는 의미다. 이창현 소장은 “전시회 참여에 2천만 원을 들였다면 1시간에 100만 원씩 쓰는 셈”이라면서 “부스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 직원끼리 차를 마시는 등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스 직원은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시선을 마주치려 하고, 관심을 보이는 참관객을 어떻게든 응대하려는 ‘부스맨십’을 갖춰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참관객을 끌어오는 것 뿐 아니라 전문적 상담 기술도 갖춰야 한다. 전시 현장에서는 ‘짧고 굵은’ 상담이 중요하다. 한정된 시간 안에 제품의 경쟁력을 설득하고, 목표한 타겟이 아니라면 빠르게 보내야 한다.
이창현 소장은 “부스 직원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잘 알아야 한다”라며 말을 이었다.
“예를 들어 품질이 약간 떨어져도 가격이 괜찮다면 그걸 좋아하는 고객에겐 먹힐 수 있겠죠, 우리 제품의 경쟁적 특성을 알고 시장에서 어떤 부분이 잘 통하는지, 어떤 고객이 우리 제품을 선호하는지 등을 미리 파악해 효과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이형주 VM컨설팅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전시회 시작 전 스태프에게 자기소개 방법, 브리핑 방식, 언론 대응 방안 등을 꼭 교육해야 한다”면서 “부스 스태프는 항상 샘플을 들고, 한 발을 통로에 걸친 채 먼저 물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바이어를 만나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부스 내부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면서 “스태프를 통로 쪽에 배치하고, 제품을 부스 안쪽에 배치해 자연스럽게 바이어의 체류 시간을 높이는 부스 디자인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산업전시회 참가 가이드⑤]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