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역주행’
전기차 판매량은 답보 또는 역성장인 반면 하이브리드는 상승세
[산업일보]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와 전기차 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유럽 3월 전기차 판매 역성장, 하이브리드 판매 강세 지속’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3월 전기차 판매는 29만6천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7.4% 역성장한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년과 동일한 9만9천대를 기록했으나, 순수 전기차의 판매가 19만6천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주요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의 판매가 22% 감소한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이유였다. 영국과 프랑스도 각각 13%, 9%로 성장 속도가 둔화됐고, 1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는 역성장했다.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가 일부 국가에서 유럽 전체로 확산돼 유럽의 1분기 전기차 판매 성장은 6% 증가에 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장세가 꺾인 반면, 일반 하이브리드 판매는 올해 들어 성장세가 가파르다. 유럽의 3월 하이브리드 판매는 42만3천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1분기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미국에서도 동일하다. 미국의 1분기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17%인데 비해 하이브리드 판매는 45%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마음이 전기차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규 모델들이 크게 늘어야 하고, 규제 당국이 하이브리드를 점진적으로 퇴출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오히려 연비규제에서 하이브리드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확정한 바 있으며, 유럽도 유사한 정책 트렌드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부상은 전기차 시장의 감속 요인으로 당분간 작용할 것으로 한병화 연구원은 판단했다.
한병화 연구원은 “신규 모델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되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하반기에는 다소 반등할 것”이라며 “전기차는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 중장기 성장이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지만, 정책 지원과 소비 여력의 악화, 하이브리드의 약진 때문에 업황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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