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내년부터 한국은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 이에, 4일 열린 ‘AWS Public Sector Day’에서는 ‘AI가 바꿀 교실의 미래’를 주제로 삼아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 AWS)’의 김태형 에듀테크 어카운트 매니저가 사회를 맡아 이뤄진 이번 토의에는 충남교육청 김재동 장학관,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박재원 연구관, 에듀 테크 기업인 ‘아티피셜소사이어티’의 김기영 대표가 발표자로 나섰다.

디지털 교과서가 미칠 전반적인 영향과 가장 크게 영향받을 학생은?
김재동 장학관은 디지털 교과서라는 이름은 상당히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서 쓰여왔다고 짚었다. 또한 디지털 교과서는 소외계층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학생, 교사, 학부모 간의 소통과 교육 정보 제공, 교육 콘텐츠 활용 보조를 위해 도입됐다고 전했다.
김 장학관은 “일부 효과는 있었으나, 실제 교육 현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이상적으로 설계된 부분이 있어 현장에 확산되지 못했던 것이 현재까지의 디지털 교과서”라며 “ChatGPT가 등장하면서 한국이 ‘디지털 강국’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여야 가리지 않고 AI(인공지능) 보급에 사활을 걸면서 교육에서는 어떻게 AI를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학교 교육의 변화는 수업이 가장 기본이고, 수업 변화를 위해선 교과서(교육과정)를 개편해야 한다”라며 “교육 과정 개편을 위해 기존 디지털 교과서와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기대와 우려, 두 가지 측면에서 과제를 제공한다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 효과를 증대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가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일부 교과에 도입이 될 것이라며 “예전 학교 현장에 PC와 인터넷이 보급됐을 때 교실과 수업 형태가 많이 변화됐듯, AI 디지털 교과서도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재동 장학관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취지는 시간적·공간적·경제적 여유와 위치에 상관없이 맞춤형 수업이 제공되게 하자는 것”이라며 “공부 이외의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원 연구관은 “교육계에서는 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의문점을 지우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에 따른 수준 격차가 더 커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자기주도적 학습에 익숙하고 도전적인 학생은 새로운 문제가 주어지는 것에 부담이 없으나, 반대 성향의 학생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김기영 대표도 “자기주도적 학습에 적합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AI 디지털 교과서는 교사라는 중재자가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바라보는 관점이 학생의 학습 효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사실은 교사들이 잘 활용할 수 있는 도구”라며 “교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 느린 학습자들을 도울 수 있는 여유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AI의 한계로 지목받는 ‘환각현상’과 정보의 편향을 막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김기영 대표는 “AI는 확률기반으로 언제든 틀리거나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나올 수 있어, 유튜브 영상 추천 등 틀려도 지장 없는 영역에서 사용해 왔다”라며 “그런데, 99%라고 해도 100번에 1번은 틀린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산업화 하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제한선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교사를 지원하는 도구로써, 교사가 교육 콘텐츠를 다양한 수준으로 생성하고 검증한 다음에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라면 안전하지 않을까”라며 교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재원 연구관은 “디지털 교과서가 처음 나왔을 때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불만이 ‘교사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라며 “AI 디지털 교과서는 교사의 자율성을 향상하는 방안이 적용돼야 하고, 현장의 피드백이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적 구조로 정착된다면 현재 디지털 교과서의 문제점이 개선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재동 장학관도 “AI 디지털 교과서를 교육 현장에 최대한 빨리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개념이 환각현상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향후 바로잡아줄 방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에게 맞춤형 AI 디지털 교과서를 어떻게 제공하면 좋을까?
박재원 연구관은 학습 부진의 이유로 ▲개인적 요인 ▲사회적 요인 ▲학습 결손을 꼽는다며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습 결손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교육 현장에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I 디지털 교과서에 맞춰 교수법도 변화가 필요한데,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에듀 테크 기업들에서도 학습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을 겨냥한 외적 보상 체계, 로그인 보상 혜택과 같은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김재동 장학관은 “우리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문제의 정답을 맞혔다는 결과보다 학습과정”이라며 “특히 미래 학습자에게는 협력과 공유, 배려를 중요한 역량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교실에서도 이러한 가치들이 드러나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민간의 자율성 때문에 교육 플랫폼이나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있는데, 학생들이 구매하는 구독권의 요금을 상당히 높게 책정하고 계시다”라며 “이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확산하는데 상당한 걸림물이 될 것으로, 장기적으로 시장이 열린다는 측면으로 양해를 부탁드린다”라며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