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때 세계 핸드폰 시장 1위를 차지하던 노키아(Nokia)는 2007년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을 안일하게 바라보다 골든타임을 놓쳐 몰락했다. 신뢰의 상징이었던 보잉(Boeing)은 항공기의 결함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며 과거의 명성이 크게 실추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관행(慣行) 타파, 경쟁력 회복의 출발’ 보고서는 두 회사의 실패 요인으로 ‘관행’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관행이란 특정 집단 내에서 업무 수행의 단순화·표준화를 위해 오랜 기간 반복된 행동방식 또는 절차로, 조직의 ‘습관’이라고 정의했다.
관행은 업무 수행의 혼란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나,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집착하는 ‘철 지난 관행(Outdated practices)’은 새로운 변화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철 지난 관행이 조직의 ‘동맥 경화’를 유발한다고 지적한 보고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의 대격변기를 맞아 기존 관행의 타파해야할 부분이 없는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노키아가 당시 경쟁자의 신제품에 채택된 신기술을 경시하다가 대응할 때를 놓쳤고, 뒤늦게 주도권을 되찾으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하고 직원들에게 성과 달성에 대한 과도한 압박감을 부여했다고 짚었다.
보잉을 두고서는, 1997년 맥도널 더글라스(MD)사를 합병한 후 MD사의 재무실적 중시 문화로 변화하며 엔지니어 중심의 기존 ‘기술·항공기 안전 최우선’ 문화가 쇠퇴했다고 전했다. 수익성 중시로 땜질식 처방과 문제를 덮는 관행을 보여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해설이다.
반면, 2000~2010년 급속도의 사업 확장으로 ‘관료주의’ 관행이 대두되던 이케아(IKEA)는 이를 조직문화 최대의 적이라 명문화하고 비공식적 소통 활성화로 극복했다. 또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되, 성공법칙이었던 저가격 유지 관행을 고수해 ‘고객 부담 경감’이라는 본질을 유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조직 문화는 ‘내부 총질’이 지배적인 관행이었다. 2014년 취임한 나델라 회장은 내부 경쟁 문화를 타파하고 조직 문화 혁신에 전력을 다했다. 상대 평가를 절대 평가로 전환하고, ‘실패는 곧 해고’라는 분위기를 반전시켜 자유로운 도전 분위기를 조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014년 36달러(U$)에서 2024년 426달러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대격변기를 맞이한 현재,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과거 고도 성장기에 자리 잡은 관행을 점검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게 개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구체적 개선 활동에 앞서 고질적 관행과 폐단에 대한 임직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요 부문별로 전방위에 걸친 로드맵과 단계별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관행 개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