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 완전 공시’로 전세사기 예방의 중요 전환점 마련

[산업일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증가한 전세사기 범죄가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재난’을 맞은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여러모로 구제책을 내놨지만, 본질적인 근절과 예방을 위해선 더 강력하고 촘촘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국회에서 ‘주택임대차등기’ 제도의 구체적인 법제화 방안과 실현 가능성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전세피해 해소를 위한 주택임대차등기 법제화 관련 법률 개정 토론회’ 행사가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김기표·문진석·박용갑·복기왕·이연희·정준호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도시개혁센터·대한법무사협회가 주관했다.

발제자로 나선 강남대학교 부동산건설학부 김천일 교수와 대한법무사협회 전세피해지원 공익법무사 단장을 맡고 있는 정경국 법무사는 주택임대차등기 법제화 필요성에 대해 살피고, 해당 제도의 의무화 이후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백인길 이사장(대진대학교 교수)을 좌장으로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미추홀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안상미 위원장, 참여연대 이강훈 변호사, 경기연구원 박기덕 연구위원이 현행 주택임대차 보호법의 한계를 지적하고 개정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국가가 엄중한 시기이지만, 국회의원이라면 무엇보다 민생을 챙겨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대량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생한 원인은 국가의 시스템이 미비했기 때문으로, 국민의 주거권 안정을 위해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2022년 이후 급증한 전세사기 피해는 우리 사회의 여러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라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주요 의제인 ‘주택임대차 등기’ 법제화는 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로, 세입자가 본인의 권리 관계를 명확히 알 수 있고 경매 상황에서도 권리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라며 “우리 사회의 제도들을 보완해서 예측 가능한 사회가 되길 바라며,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전세사기 해결과 예방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주관단체인 대한법무사협회의 이강천 협회장은 “현재 주택임대차 정보는 여러 기관에 분산돼 국민들이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다”라며 “임대차 정보를 등기부에 일원적으로 공개하면 국민들이 등기부만으로 임대차 상태와 전세보증금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조인들이 민사법 체계에 갇혀 ‘채권의 물권화’에 한계가 있다는 법리를 따지는 사이, 전세금을 잃은 서민은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고 있다”라며 “‘주택임대차의 완전한 공시’는 전세피해를 줄이고 서민 주거 안정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