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공작기계 산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주요 산업의 투자 감소로 인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신흥시장 개척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최근 분석을 보면, 국내 공작기계 수출과 수주는 여전히 둔화된 상태다. 자동차, 전자, 조선업 등 주요 산업의 투자 위축이 이어지면서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장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멕시코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KOTRA지원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멕시코의 공작기계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54억 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북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신규 공장 건설과 기존 설비 확장이 맞물리면서 공작기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시장에서도 공작기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며, 자동화 설비와 정밀 가공장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산 공작기계는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출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독일과 일본 등 전통적인 제조 강국의 회복세는 더딘 모습이다. 독일기계설비공업협회(VDMA) 조사 결과, 2024년 독일 기계산업은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내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융 긴축, 주요 산업의 투자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작기계 산업은 기존 제조설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분석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 기계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의 최근 발표자료에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공작기계 시장이 연평균 5.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화·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복합가공기, 5축 머시닝센터, 무인화 셀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장비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작기계 제조사들도 이에 대응해 기술 고도화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고객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지원하는 ‘디지털 파트너’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수출 확대와 내수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는 공작기계 산업이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신흥국 수요 회복이 맞물리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