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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드라마보다 쉬운 범죄, 소상공인·영세업체 파고든다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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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드라마보다 쉬운 범죄, 소상공인·영세업체 파고든다

넷플릭스 ‘도쿄사기꾼들’처럼 심리적 허점 공략…절실함 파고드는 ‘악질’ 사기

기사입력 2025-12-19 14: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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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드라마보다 쉬운 범죄, 소상공인·영세업체 파고든다
구로역 인근에 구로구 공무원 사칭 주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산업일보]
치밀한 위조 서류도, 복잡한 연출도 필요 없다. 전화와 명함 사진만으로 소상공인과 산업계를 노리는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도쿄 사기꾼들(2024년 넷플릭스(Netflix) 공개)’은 일본의 부동산 사기집단 ‘지면사(地面師)’를 주인공으로 하는 범죄극이다. 1980년대 실제로 벌어졌던 부동산 사기를 모티브로 한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드라마보다 쉬운 범죄, 소상공인·영세업체 파고든다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도쿄 사기꾼들 공식 티저 예고편’ 영상 캡처

이들은 개발 수요가 높은 도심지에서 관리가 소홀한 고가 부동산을 타깃으로 삼는다. 건설사의 관심을 유도한 뒤 '가짜 소유주'를 내세우고 서류를 정교하게 위조해 매매 협상을 진행한다. 건설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받으면, 자금을 여러 계좌로 분산해 세탁한 뒤 잠적한다.

극 중 지면사들은 대기업을 상대로 100억 엔(약 944억 원) 규모의 사기를 설계한다. 상대는 만만치 않다. 복잡한 결제 라인과 현장 답사, 다단계 검증 시스템을 갖춘 굴지의 대기업이다.

부동산 계약 체결 역시 만만치 않다. 신분증에 내장된 칩이 정상인지 기계를 통해 확인하고, 문서의 위조 여부도 꼼꼼히 따진다. 심지어, 소유주에게 단골 슈퍼 이름을 묻기까지 한다.

그러나 예방 장치에도 불구하고, 지면사는 사기 범죄를 성공해낸다. 비결이 뭘까? 이들은 심리적·절차적 허점을 동시다발적으로 공략했다. 치밀하게 준비한 사기꾼들 앞에서 피해자와 사회 시스템은 속수무책이었다.

불행히도 이러한 사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5월 경찰청은 ‘노쇼(예약부도) 사기’를 주의하라는 당부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식당이나 소매점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군부대·교도소·시청과 같은 공공기관 사칭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선거와 관련해 개별 정당의 선거캠프 및 보좌관이나 유명 연예인·유튜버를 사칭하는 등 시나리오가 다양해지고 있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드라마보다 쉬운 범죄, 소상공인·영세업체 파고든다
다아라 온라인 전시관 사이트의 산업계 노쇼 사기 주의 팝업

피해는 요식업을 넘어 산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수법은 교묘하다. 대학교수나 관공서 관계자를 사칭해 “급히 기계가 필요한데 예산 집행이 늦어지고 있다”며 물건부터 보낼 것을 요구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 계약금 일부를 송금하는 치밀함도 보인다. (본지 ‘“계약금 보낼게요, 기계 먼저 보내주세요”’ 기사, 15일 보도 )

현실의 사기꾼들에게 드라마 속 '100억 사기'는 비효율적인 노동일지 모른다. 현실에선 정교한 작전이 필요 없다. 전화 몇 통, 조잡하게 위조한 명함과 공문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탐욕’을 타깃으로 삼았다면, 현실의 사기범들은 소상공인과 영세 업체의 ‘절박함’을 노린다. 매출이 아쉬운 상황에서 "관공서 납품"이라는 달콤한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을(乙)의 심리를 악용하는 것이다.

경찰청의 보도자료를 따르면, 노쇼 사기는 동남아시아 소재 콜센터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피싱사기 및 투자리딩방과 같은 비대면(사이버) 기반 사기 형태로 분류하고, 전문수사부서인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 피싱범죄수사계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범인을 검거해도 피해금 회복이 쉽지 않아, 사전 피해 예방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예방법으로는 ‘의심가는 주문이 들어오면 연락이 온 전화번호 말고, 해당 공공기관의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서 물어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면은 모든 것이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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