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사고 유형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예전부터 반복돼 온 사고입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의 말이다. 추락과 감전, 질식처럼 이미 위험성이 충분히 알려진 사고가 여전히 산업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무네미로에 위치한 인천 안전체험교육장은 이처럼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직접 체험하고 예방수칙을 익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고소작업대 전복부터 정비 중 설비의 갑작스러운 재가동, 감전과 밀폐공간 질식까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상황을 체험형 교육으로 재현했다.
교육의 목적은 사고 장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왜 고소작업 시 안전고리를 체결해야 하는지, 정비 전 설비의 에너지원을 왜 차단해야 하는지, 밀폐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산소 농도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몸으로 익히게 하는 데 있다.
산업재해 예방에 새로운 기술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기본 안전수칙을 실제 작업 과정에서 지키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인천 안전체험교육장이 이론보다 체험 중심의 교육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운영하는 이곳은 기존 노후 시설을 재건축해 지난해 12월 준공하고 올해 1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제천, 여수, 익산, 담양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만든 실내 안전체험교육장이다.
화학공단 안에 위치해 화학공정 안전 체험 중심으로 구성된 여수 안전체험교육장, 산업단지 내부에 조성돼 있으며 건설 산업에 집중된 익산 안전체험교육장과 달리 인천 안전체험교육장은 주거지역과 가까운 곳에 조성됐다.
교육장은 산업안전체험 1·2·3관과 응급처치체험관, 가상안전체험관 등이 1~3층에 나뉘어 있다. 1층은 건설 산업, 2층은 제조 산업, 3층은 보건 분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산업현장에서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사례를 바탕으로 교육 콘텐츠를 재현했다.
건설업 안전 체험에서는 임의 센서 조작과 작동 중 이동으로 인한 고소작업대 전복 사고와 건설 비계가 추락하거나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사고에서 안전고리의 중요성 등을 조명한다.
제조업 교육에서는 LOTO(Lock-Out Tag-Out), 즉 잠금장치 및 표지판을 기반으로 정비 작업 시 장비·기계가 예기치 않게 재가동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안전 절차가 강조됐다. 정비 중 휴먼에러로 인한 설비 재가동 사고를 막기 위해 에너지원의 조작부를 잠그는 것이다. 또한 과적으로 인한 지게차 전복, 설비의 방폭 필요성, 감전 위험 등을 다룬다.
보건 분야에서는 밀폐공간 질식 예방을 강조하는 체험과 온열질환 체험, 안전화·안전모·보호안경 비교·체험 등이 진행된다.
인천 안전체험교육장의 주 교육 대상은 중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들이지만 대학생이나 특성화고 학생 등 예비산업인력, 일반 관람객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교육은 2~4시간 단위로 운영되며 최대 3개 팀, 60명가량이 교육장을 로테이션 방식으로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개관 이후 현재까지 누적 교육 인원은 약 7천 명이다.
교육 내용은 대상에 따라 일부 차등화된다. 신규 취업자나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보호구 미착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처럼 기본 안전 수칙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며, 중간관리자급의 숙련자에게는 위험성 평가를 병행한 심화 교육이 제공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이론 중심 교육보다 성과 달성 효과가 좋은 체험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한국이 OECD 국가 중 사망 산재율이 높은 축에 속하다 보니, 건설업의 추락사고나 제조업의 비정형 작업처럼 사고 위험성이 높은 사례들을 체험형 교육 콘텐츠로 재현했다”라고 소개했다.
교육생들을 만나면서 느낀 산업현장의 가장 큰 안전 문제에 관해 묻자 “사실 우리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중에 새롭게 등장하는 유형은 없다, 기존부터 반복되던 것들”이라며 “충분히 막을 수 있을 법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안전불감증, 휴먼에러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들이 많아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교육생 만족도 조사에서 인상 깊었던 답변으로 ‘내가 낸 세금이 잘 쓰이고 있다는 것을 느껴본 적이 처음이다’라는 후기를 꼽으며 뿌듯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전체험에 관심이 있다면 부담 없이 찾아와 산업 안전 교육을 체험해 보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천 안전체험교육장에는 10월 말 ‘LBVR(Location-Based Virtual Reality)’이 도입될 예정”이라며 “밀폐공간 체험도 개선 작업을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