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은 여자는 원더우먼, 동생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꼬마는 아톰, 아내를 업은 할아버지는 육백만불의 사나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한 통신사의 광고이다. 치열하게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이 바로 미디어 속 영웅이었다는 엉뚱한 발견이 산뜻하다. 지난 80년 대 초, 슈퍼맨을 꿈꾸며 영등포를 찾은 스물다섯의 패기 넘치는 청년이 있었다. 23년이라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제는 중년의 사업가로 변모한 복산기계상사의 정병익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려울 것 없던 젊은 날, 정병익 대표는 사업실패의 고배를 마시기도 하며 현재의 사업인 중고공작기계매매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지인을 통해 기존에 존재했던 복산기계상사를 인수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든 정 대표는 회사가 이름값을 톡톡히 한 것 같다며 환한 미소와 함께 지난날을 회고했다. 복 복(福)자에 메 산(山)자를 쓰는 복산기계상사. 그 이름처럼 정 대표에게 있어 사업은 행운처럼, 때론 순리처럼 진행됐다.
기회와 위기는 함께 오더라
그러나 행복한 시간은 너무나 빠르고 또 짧게 지나가 버렸다. ’98년 갑작스레 찾아온 IMF,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도산을 맞으면서 산업계 전반은 차갑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판매선도 끊기고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기계들은 길바닥에 그대로 방치되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충격에 정 대표의 몸과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 쇄약해 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큰 절망의 순간에 살고자 하는 욕망은 커지는 법, 정 대표는 살기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건강의 호전과 함께 사업은 차츰 정상궤도를 찾아갔고 정 대표 역시 예전의 여유를 회복하고 있다. 특히 산업계 전반이 불경기를 외치는 올해에도 복산기계상사는 기분 좋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정 대표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웠다.
목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온라인의 힘
때문에 정 대표는 현재 중고기계 매매사이트인 중고다아라를 중심으로 자사제품 홍보에 부지런히 임하고 있다. 고등학생인 아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빠른 타자 실력으로 매일같이 등록된 매물들을 확인하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더 눈에 띠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더 감각적인 문구를 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듯 온라인을 통해 복산기계상사를 접하고 전화 문의를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정 대표가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화를 받을 때라고 말한다. “매물을 사들이면서 과연 이런 특이한 기계가 팔릴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전국각지에 수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온라인 사이트의 성격상 그런 기계를 원하는 괴짜 소비자들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인터넷은 이렇게 잃어버리고 보이지 않는 시장을 찾아주는 실속 있는 사업 파트너”라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한 번의 큰 실패를 맞고도 주저 앉지 않으며 당당히 맞서 싸우고 오늘에 밝은 햇살을 맛보는 복산기계상사와 이 회사의 정병익 대표. 젊은 날의 꿈처럼 그는 이미 그 이름 그대로 자신의 삶 속 슈퍼맨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디어다아라 전은경 기자(miin486@da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