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 유영구, '조선용접 달인'
“우리 조선업이 지금까지는 순탄하게 왔지만 요즘 중국 같은 나라 에서 많이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이라는 것은 모방이라 금방 따라오기 쉽고 더구나 경쟁력은 인건비인데 그 부분에선 우리가 불리하지 않습니까? 긴장을 늦추지 말고 항상 위기감을 느끼며 연구하고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장관 박재완)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유재섭)은 1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현대삼호중공업(주) 유영구(48세) 기원을 선정했다.
국가경제발전의 숨은 주역을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마흔 여덟 번째 수상자 유영구 기원은 용접기능장으로 30년간 용접 기술 연구개발에 몰두하며 용접사의 기술력 향상과 용접제품 품질 안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되었다.
1961년, 전북 익산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기술을 배운 후 일찌감치 현대중공업(주)에 취직했다. 그러나 단순노동처럼 반복되는 일에 회의를 느꼈다.
“똑같은 일을 계속 하다 보니 제가 기계처럼 느껴지더군요. 이래선 발전도, 승산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혼자서 열심히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퇴근 후 그는 밤 12시까지 독학을 하며 7년간 묵묵히 기술을 익혔다. 이후 사내 용접기술연구소와 산업기술연구소에서 8년간 용접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그 결과 ‘탄산가스 아크 스폿용접장치”(특허 제10-0607221호)’ 등 용접 관련 특허와 실용신안을 9건이나 개발했으며, 당시 조선소 용접에서 작업조건이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던 알루미늄 MIG 용접의 부재 각도를 개선, 세계 최초로 협 개선 용접기법을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또 선체 건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횡향 필렛 용접에 국내 조선소 최초로 매그 용접 기법을 개발하여 기공결함에 의한 품질 및 생산능률 저하 문제점을 해결하였고, 이에 대한 공로로 대표이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30년간 용접기술 개발에 몰두해온 그는 과거의 개발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요즘도 퇴근 후 2~3시간씩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다. 또 세계 용접기술 동향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지난 20년간 해외 각지의 용접기술박람회에 참석해 왔다. 덕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개선점을 찾는 동시에 해결방법까지 그려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는 5년 전부터 기능인 후배들을 위해 현장 실무경험에 이론과 실기를 접목시킨 책을 정리하고 있다. 결과물과 시행법을 총망라 해서 퇴직 즈음 출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틈틈이 인터넷 웰드넷 사이트에서 무료 기술 자문도 하고 있고 대학 및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에서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30년간 터득한 노하우를 같은 종사자들에게 전수하는 게 의미도 있고 보람도 큽니다. 퇴직 후에는 기술력이 약한 중소기업에 무료 컨설팅을 해주고 싶습니다.”
2006년에 처음 도입된 ‘이 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 산업체 기능실무경력이 있는 기업체 임직원, 전문기능인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1명씩 선정 포상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