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내 연구진이 세포내 안테나인 섬모의 기능이상이 장기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해 냈다. 선천성 희귀유전질환 ECO 증후군이 섬모의 이상 때문임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로 섬모의 기능 이상과 관련된 비만이나 암, 감각계 질환 등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대 약대 고혁완 교수와 연세대 의대 복진웅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고 연구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2009년 ‘Am J Hum Genet’ 논문에 태아 발생 질환 가계도 연구결과로서 최초로 알려진 선천성 유전 질환인 ECO 증후군(Endocrine-Cerebro- Osteodysplasia)은 태아의 발생과정 중에서 신경계, 내분비계, 골격계 장기 발생에 심각한 이상을 유발하는 질병으로 보고됐다. 인간 유전학 연구 기법을 활용한 ECO 증후군 가계도 분석 결과 발병 원인 유전자는 기존 소장에 있는 미세 융모 줄기세포가 주로 존재하는 소장 음와(crypt)에서 처음으로 알려진 ICK(Intestinal Cell Kinase)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ICK 유전자 이상이 왜 이렇게 다양한 인체 장기 발생에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ECO 증후군 원인 유전자인 ICK의 질병 유발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던 중 원생생물에서부터 고등생물에 이르기까지 진화적으로 잘 보존 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녹조류 원생생물인 클라미도모나스에서 ICK 유사 유전자가 클라미도모나스 편모 생성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선행 연구 보고에 착안해 인체에서도 ICK 유전자가 대부분의 인체 세포에 존재하는 편모 유사 세포소기관인 섬모의 생성과 기능 이상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배양한 세포에 ICK 유전자를 과다 발현했을 때 섬모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만들어지지 않았고 이와 반대로 유전자 효소 활성을 제거했을 때 섬모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결과를 통해 CK 유전자 기능이 세포내 섬모의 길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할 가능성이 밝혀졌다. 이 결과를 토대로 ICK 유전자의 섬모 길이 조절 기능이 ECO 증후군을 유발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가 제거된 마우스 동물모델을 제작해 발생 과정 이상을 분석한 결과 ICK 유전자 적중 마우스에서 ECO 증후군과 동일한 수뇌증, 다지증, 구순열과 같은 발생 이상 증후군이 관찰 됐다. 이를 통해 ICK 유전자 적중 마우스가 ECO 증후군을 연구하는데 적절한 질환 동물 모델임을 입증했다.
세포소기관인 섬모는 최근에 발달 장애, 감각계 기능 이상, 줄기세포 유지, 비만 및 암 발생과 같은 다양한 세포 기능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CO 증후군의 발병 기전을 질환 동물 모델인 ICK 유전자 적중 마우스에서 규명하기 위해 섬모의 기능과 장기 발생 신호의 영향을 관찰한 결과 ICK 유전자 결손에 의한 비정상적인 섬모의 크기가 생체 내 중요한 세포내 신호인 헷지혹 신호 전달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ECO 증후군을 유발하는 동일한 ICK 유전자 염기서열 변화가 섬모의 길이를 크게 하고 헷지혹 신호 전달을 감소시킨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최종적으로 ECO 증후군 원인이 ICK 유전자 활성 감소에 의한 섬모의 기능 저하가 원인임을 규명했다. 즉 ECO 증후군도 섬모 기능 이상 증후군인 ciliopathy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유사한 섬모기능 이상에 의한 다양한 질병의 이해에 실마리가 되는 한편 섬모 활성조절 약물 개발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 교수는“그동안 원인이 불분명했던 희귀 유전질환 발병원인이 세포 소기관인 섬모 기능 이상에 의한 세포내 신호전달 문제 때문이라는 것과 인간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형이 동물모델에서도 유사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ICK 인산화효소를 조절하는 약물발굴을 목표로 섬모기능 이상에 의한 다양한 질병 연구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